진상규명 없는 49재…‘대통령실 행진’ 막아선 경찰
[앵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49일째인 어제, 158명 희생자의 넋을 떠나보내는 '49재'가 열렸습니다.
유족과 시민, 종교계가 함께 모여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한목소릴 냈습니다.
추모 행사 막바지, 경찰이 대통령실로 행진하는 유족과 시민들을 막아서며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문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승에서의 마지막 하루'.
고인의 명복을 빌고 다음 생으로 보내준다는 '49재'가 열렸습니다.
[조미은/고 이지한 씨 어머니 : "우리 지한이 잘 가…."]
위패와 종이옷을 태우며 영혼을 보내는 천도의식이 끝나자, 꾹꾹 눌러왔던 거대한 슬픔이 마침내 절규가 되어 터져나옵니다.
[이태원 희생자 유가족 : "우리 아들이 죽었어 이게 웬일이야. 이게 웬말이야. 너무, 너무 서러워서…."]
죄 지은 것 없이도 죄책감에 시달렸던 시간들.
[이종철/고 이지한 씨 아버지 : "처음에는 밥이나 물이 들어가는 게 우리 죽은 아이들에 대한…. 너무 힘들었어요."]
어떻게든 기운을 차려서 진실 규명에 힘을 모으기로 합니다.
[이정민/고 이주영 씨 아버지 : "책임있는 사람들이 진정한 사과를 하고 앞으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그런 결심을 받을때까지 저희는 끝까지…."]
참사 현장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추모 의식을 이어갔습니다.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주고.
["기억하겠습니다."]
우리의 친구, 이웃이었던 희생자들의 넋을 달랬습니다.
[전주희/서울 서대문구 : "많은 사람들이 같이 촛불 드는거 보니까 오히려 더 힘이 나는거 같고, 좀더 목소리를 내야겠다…."]
유족들은 49재 추모 행사 마지막 순서로 윤석열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와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대통령실을 향해 행진했습니다.
이 과정에 녹사평역 인근에서 경찰이 이들을 막아서면서 10여분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유가족협의회 대표단이 대통령실에 요구서를 전달하며 상황은 마무리됐습니다.
유가족 협의회는 희생자 추모 공간이 따로 마련될 때까지 시민분향소를 연장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권준용, 박준석/영상편집: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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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슬 기자 (moons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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