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사우나 가는 당신에게 [직장인 건강통계학⓰]
음주 직후 사우나로 혈압 급상승
물 많이 마셔야 숙취 해소에 도움
연말 송년회 시즌이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자리에 술이 빠질 수 없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제됐다. 평소보다 음주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과음을 거듭하다간 건강도 해치고 실수도 잦아진다. 특히 우리 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속도가 빠르지 않다.
코로나19가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일상이 돌아왔다. 많은 기업이 정상 근무를 시행했고, '집콕' 직장인도 사무실로 출근하는 날이 잦아졌다. 일상 회복은 반가운 일이지만, 저녁 회식과 모임까지 늘어난 걸 반기는 직장인은 많지 않다.
40대 직장인 김건강씨도 최근 회식 때문에 걱정이 많다. 그간 미뤘던 술자리가 한꺼번에 잡혀서다. 꼭 참석해야 하는 술자리여서 얼굴을 비치곤 있지만, 건강씨가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약을 먹으면서도 매일 밤 술을 마시고 있는 셈인데, 건강씨는 내심 '이래도 괜찮을까'라며 우려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러면 안 된다. 술을 마신 후 몸 안에 알코올이 남아 있는 동안 약을 복용하는 건 금지해야 한다. 약물이 몸에 미치는 상호작용이 강해질 위험이 높아서다. 불가피한 회식 탓에 술을 마셨다면, 몸속에 알코올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진 약을 먹으면 안 된다.
한국의 관대하고 유별난 음주문화를 보면, 술자리에서 맥주를 물 삼아 약을 먹는 사람도 허다한데, 어리석은 행동이다. 건강씨처럼 지병이 있어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고 술을 마시지 않는 게 최선이다.
그렇다면 알코올을 분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 술이 깨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사람마다 체내 알코올 분해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단정 지어 말하긴 어렵다. 체중ㆍ나이ㆍ성별 등 개인차도 크다. 가령, 체중이 무거운 사람은 혈액량도 많아 혈중알코올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다만 대략적인 기준을 알아두면 유용하 게 활용할 수 있다. 보통 우리 몸은 '1단위(약 20g의 순 알코올)'를 분해하는 데 4시간이 걸린다. 혈중알코올 농도는 음주 직후 30분~2시간 후에 정점에 도달한 뒤 서서히 내려간다. 몸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위와 소장에서 알코올을 흡수→혈액에 알코올이 섞임→알코올이 간장으로 운반→간장에서 알코올을 분해'.
이번엔 알코올 '1단위(약 20g의 순 알코올)'에 해당하는 주류별 양을 따져보자. 맥주는 1병(500mL), 하이볼은 750mL, 위스키 더블 스트레이트 1잔(60mL), 소주 140mL, 와인은 200mL 정도 된다.
술꾼이라면 이 기준표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할 거다. "이거 마시곤 취하지도 않겠는데…." 하지만 우리 몸이 알코올을 분해하려면 이런 적은 양에도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간 기능을 돕는 영양분은 아미노산과 비타민 B12 등이 있다. 술을 마실 땐 이 영양분이 들어간 토마토, 감, 조갯국 등을 안주로 먹는 게 좋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효과적이다. 음주 직후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것 역시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바로 잠을 자는 것보단 맑은 공기를 마시며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술을 깨겠다고 음주 직후 사우나로 직행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이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사우나에서 땀을 흘려 알코올을 빨리 배출하겠다는 심산인데, 땀을 흘린다고 알코올 분해 속도가 빨라지진 않는다.
오히려 술을 마신 후 목욕이나 사우나, 무리한 운동을 하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한다. 갑작스러운 혈압의 변화는 뇌와 심장에 발작을 일으켜 최악의 경우 죽음
김국진 더스쿠프 편집위원
bitkuni@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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