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치얼업' 배인혁 "욕심만으로 힘든 것도 있더라"

최지윤 기자 2022. 12. 1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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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혁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배인혁(24)은 올해 "내 욕심으로 한 해를 채웠다"고 할 정도로 쉼 없이 달렸다. SBS TV '왜 오수재인가'와 '치얼업'에서 연달아 주연을 맡았고, 첫 영화 '동감'(감독 서은영)으로 인사했다. 특히 치얼업에서 응원단장 역을 소화하기 위해 1년 여간 매달렸다. tvN '슈룹'에선 중전 '화령'(김혜수) 장남 '세자'로 특별 출연했다. 2017년 데뷔 후 3년 여만에 주연으로 발돋움했는데, "욕심을 내면서 부딪쳤다"고 돌아봤다.

"사실 무리이고 힘든 걸 알면서도 부딪쳤다. '욕심만으로 힘든 것도 있구나' 싶더라. 내년에는 좀 더 똑똑한 방법으로 살려고 한다. 물론 욕심이 많아서 계속 달리고 싶다. 데뷔한 지 3년 돼 가는데 빠르게 높은 위치에 올라갔다. 큰 배역을 맡다 보니 중간 과정이 빠진 듯한 느낌이 들더라. 분명히 중간 과정을 채워서 올라온 분과 나처럼 점프한 사람은 다르기에 욕심을 냈다.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애초 배인혁은 슈룹에서 화령 둘째아들 '성남대군'(문성민) 역을 제안 받았다. 치얼업과 함께 소화하기 쉽지 않았기에 카메오 출연했다. 슈룹 인기가 뜨거웠던 만큼,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을 터다. "누워만 있었는데, 치얼업보다 슈룹으로 알아보는 분들이 더 많더라"며 웃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슈룹 출연이) 짧아서 다행이다. 길게 호흡을 끌고 갔으면, 임팩트가 줄었을 것"이라며 "좋은 작품에 오래 나오면 좋지만, 맡은 역에 최선을 다했다"고 털어놨다.

"사실 누워있는 신이 더 고통이었다"며 "잠을 못 자고 (촬영장에)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눈을 감고 이불을 덮고 있으면 따뜻해서 슬슬 잠이 온다. 옆에서 선배들이 에너지를 쏟고 있는데, 코라도 골면 큰 일 아니냐. 사실 존 적도 많다. 움찔하며 놀라서 깨고 식은땀을 흘리곤 했다"고 덧붙였다.


치얼업은 캠퍼스 청춘물 특유의 설렘이 묻어 났다. 찬란한 역사를 뒤로 하고 망해가는 연희대학교 응원단 '테이아'에 모인 청춘들의 이야기다. 배인혁은 응원단장 '박정우'를 연기했다. 테이아 신입 단원 '도해이'(한지를)를 두고 의대생 '진선호'(김현진)와 삼각관계를 그렸다. 이태원 참사 여파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중계' 등으로 결방이 잇따랐다. 시청률 2%대로 막을 내렸지만, 온라인상에서 화제성은 높았다.

"치얼업은 작년 4월께부터 이야기를 했다. 감독님과 캐릭터를 열어두고 만났지만, 처음부터 선호를 하고 싶었다. 감독님이 다시 전화가 와 '극본 수정했는데 보자'고 하더라. 그 때 정우로 미팅했다. 초반에는 '선호파만 생기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정우도 응원해줘서 다행이다. 정우는 감정 표현이 없고 밋밋해 보이지 않았느냐. 시청자 입장에선 선호가 저돌적이고 솔직해 해이를 지킬 남자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정우의 속 깊은 모습을 보고 많이 좋아해줄 거라고 믿었다."

물론 정우를 연기하며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많았다. "20대 초반 또래 남성이 가질 수 있는 성숙함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여자라면 선호가 좋을 것"이라며 "이성 앞에서 울렁이는 마음이 드러날 수 밖에 없는데, 정우는 컨트롤이 되지 않느냐. 그 부분을 이해하기 힘들어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해이와 사귀게 됐을 때 정우 모습을 조금 망가뜨리고 싶다고 했다. 아무리 성숙한 남자여도 좋아하는 이성 앞에선 자존심이고 뭐고 없어지니까. 그런 모습을 표현하고 싶다고 하니 좋게 받아들여 줬다"고 했다.


배인혁은 실제 응원 단장이라고 착각할 만큼 `카리스마가 넘쳤다. 연세대 응원단장에게 받은 원 포인트 레슨이 도움됐다. 왜 오수재인가 촬영을 하며 응원단 안무 연습을 했다며 "지난해 12월 초부터 1대1 레슨을 받았고, 올해 2월부터 전체 연습을 했다"고 설명했다. "대학 입시 준비하면서 현대무용을 조금 배웠다"면서도 "춤을 춰본 사람이 아니라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축제신 중 제일 긴 건 일주일 정도 촬영했다"며 "실제 응원하는 분들은 자신감이 넘쳐서 멋있었다. 그 세계관을 이해하니 '대단하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정우는 응원단장복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응원복은 500만원~600만원 정도 한다며 "처음 입었을 때는 '그렇게 비싸?' 싶더라. 실제로 응원단에 처음 들어가면 단복을 못 입는다. 물려서 내려오는 이유가 있더라. '단복 무게가 크구나' 싶었고, 입어 보니 달랐다"고 설명했다.

"항상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결과물만 봤을 때는 아쉬움이 있지만, 처음으로 스토리를 끌고 가는 부담을 떨쳐내고 잘 해내지 않았나 싶다. 더운 날부터 추운 날까지 찍었다. 마지막 촬영이 칼 맞고 쓰러지는 신이었는데 아침 7시에 끝났다. 아쉬울 줄 알았지만 시원하더라. 치얼업 하면서 몸도 힘들지만, 심적으로도 많이 고생했다. 갖고 있던 짐을 떨쳐낸 느낌이었다."


배인혁은 자신의 가장 큰 매력으로 "다양한 이미지"를 꼽았다. "어떻게 스타일링을 하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확확 바뀌어서 감독님이 많이 찾아주는 것 같다"고 짚었다. "한 작품 한 작품 하면서 성장하는 걸 느꼈다"며 "왜 오수재인가를 통해 많이 성장한 것 같다. 그 때 생각한 틀이 많이 깨지고 겁도 많이 없어졌다"고 돌아봤다.

소속사 유유컴퍼니는 다른 매니지먼트사와 달리 홍보 자료를 내고 있지 않다. 배우 박보영 등을 키운 김상유 대표 철학이 깔려있다.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 불필요한 자료로 홍보하지 말자'는 소신이다. "스스로 해야 하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나라는 사람을 더 알려야 하고, 이름을 각인 시켜야 하는 위치, 상황이다 보니 찾아주지 않더라도 찾아가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실 성향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흥행 갈증도 있지 않냐고? 물론 작품이 잘 되면 너무나 좋다. 근데 잘 되는 거에 목 메는 순간 또 다른 갈증이 생길 것 같다. 작품, 캐릭터에 신경쓰기 보다 흥행성에 더 집중하게 되지 않을까. 요즘 시청률은 숫자에 불과한 것 같다. 다시보기 플랫폼도 많으니까. 항상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고 새로운 것에 욕심도 많다. 액션물을 하고 싶다. 학생 신분을 벗어나 회사원, 형사 등도 맡고 싶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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