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리기 바빴던 그날…우리가 왜 이 일까지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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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당일 피해자들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했던 응급 의료진이, 장례식장을 확보하는 일에까지 내몰렸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신현영/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민주당 의원 : 참사 당일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했던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상황실이 지자체가 해야 할 업무인 장례식장 섭외를 하고 있었다는 현실이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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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참사 당일 피해자들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했던 응급 의료진이, 장례식장을 확보하는 일에까지 내몰렸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재난 대응이 이렇게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부모들은 어디 있는지 모를 자식들을 찾아 병원을 헤집고 다녀야 했습니다.
원종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문성철/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 : 그날 일요일 날, 서울에 있는 전 장례식장을 다 뒤졌어요. 제 아들을 찾아서. }]
참사 다음 날 새벽, 돌아오지 않는 자녀를 찾아 온 병원을 헤집고 다니던 부모들은 객지에서 시신이 된 자녀를 마주했습니다.
[이정옥/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 : 시신을 다 서울, 경기도 외곽지역에 갖다가 데려다 놓고 거기 가서 확인해라.]
150명 넘는 희생자가 한꺼번에 발생하면서 시신을 안치할 장례식장이 신속히 확보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정부가 발간한 <사회재난피해자 지원정책 안내서>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장례식장을 확보하고 유족에게 전달해야 하지만, 그날 밤 장례식장 확보 업무에는 응급 의료 상황실 참여자들이 동원됐습니다.
SBS가 입수한 중앙응급의료상황실 단체 대화방에는 속출하는 사망 판정으로 응급의료상황팀 인력들이 장례식장 확보 업무에 내몰린 상황이 담겼습니다.
밤새 장례식장 섭외에 지친 응급 의료진은 "왜 우리가 이 일을 하고 있어야 하느냐"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신현영/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민주당 의원 : 참사 당일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했던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상황실이 지자체가 해야 할 업무인 장례식장 섭외를 하고 있었다는 현실이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참사 당일 극에 달했던 혼선, 여전히 대형 재난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시스템이 원인이었습니다.
원종진 기자bel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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