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담은 우아한 풍경, 예술품과 어울려 특별한 울림 [박윤정의 HEJ! 코펜하겐]

2022. 12. 1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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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박물관을 벗어나 해안도로를 따라 10㎞, 20여 분을 달려 루이지애나 현대 미술관에 도착했다.

루이지애나 미술관은 덴마크 모더니즘 건축의 주요 작품으로 자연과 어우러진 친화적이고 우아한 풍경을 자랑한다.

루이지애나 설립자인 크누드 W 옌센의 상상력과 예르겐 보, 빌헬름 볼레르트 두 건축가 작업으로 완성한 미술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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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명성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
소박한 입구에 제대로 찾았나 ‘갸웃’
실내 들어서자 자연·건축물들 하모니
회화부터 조각·미디어아트까지 다양
카페에선 알렉산더 칼더 작품 한눈에
해양 박물관을 벗어나 해안도로를 따라 10㎞, 20여 분을 달려 루이지애나 현대 미술관에 도착했다. 훔레베크(Humlebæk)라는 지역에 있는 미술관은 세계적인 명성에 비하여 주차장과 입구가 소박하다. 제대로 찾은 것인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루이지애나 미술관은 덴마크 모더니즘 건축의 주요 작품으로 자연과 어우러진 친화적이고 우아한 풍경을 자랑한다. 절제된 건물들이 수평적으로 드러나 있어 호평을 더한다.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기다린다. 건축물의 꾸밈없는 측면이 새롭다. 조각품이 없다면 미술관으로 들어서는 입구라고 상상하기 어려울 듯하다. 1950년대 중반, 박물관 설립자 요청에 따라 오래된 빌라를 기반으로 지어진 미술관 안쪽으로 들어서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티켓을 구입하는 관람객들을 지켜보듯 자리한 설립자의 사진! 그를 바라보니 자연스레 존경심이 우러난다.
루이지애나 카페. 알렉산더 칼더 조각품들을 내려다보는 멋진 전망을 선사한다.
조그만 문을 통과하여 티켓을 구입하고 들어서니 큰 유리창으로 초록 세상과 높은 하늘이 실내조명과 자연스레 맞닿아 있다. 루이지애나는 1958년에 개관한 뒤 7번의 확장과 변형을 거쳤다고 한다. 자연과 건축물을 자연스레 연결하고자 하는 원안을 유지하며 지형과 나무, 잔디, 그리고 주위 환경을 고려하여 모두가 하나로 이루어져 방문객들에게 또 다른 예술품으로 전체가 특별한 울림을 가져다준다.
조각 공원. 루이지애나 설립자인 크누드 W 옌센의 상상력과 예르겐 보와 빌헬름 볼레르트, 두 건축가 작업을 통하여 완성되었다.
루이지애나 설립자인 크누드 W 옌센의 상상력과 예르겐 보, 빌헬름 볼레르트 두 건축가 작업으로 완성한 미술관이다. 오래된 빌라에서 출발하여 절벽 끝에 마주한 전시관과 언덕으로 이루어진 공원까지 바다를 즐기며 산책한다. 덴마크인들이 현대 미술을 볼 수 있기를 원한 설립자의 바람은 어느덧 루이지애나를 국제적인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예술은 엘리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을 위한 경험과 가치를 포함한다는 생각이 대중들에게 예술작품을 쉽게 접할 수 있고 가까이 할 수 있어 루이지애나는 모두의 사랑을 받는 미술관이 된 듯하다.
미술관에 들어서니 숍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클래식한 디자인부터 새롭고 실험적인 덴마크 제품들과 스칸디나비아 디자인들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다양한 포스터와 책, 장난감, 실내 디자인을 비롯하여 가구, 인테리어 소품들까지 매력적인 제품이 즐비하다. 욕심나는 물품이 많지만 짐을 고려하여 몇 가지만 사 들고 전시장으로 향한다.
회화부터 조각, 그리고 미디어아트까지 장르가 다양하다. 낯설기도 하지만 비교적 이해하기 쉽도록 새로운 방식과 구성으로 작품들을 설명한다. 자코메티와 요른, 워홀과 리히텐슈타인, 1980년대 키퍼와 바젤리츠, 1990년대 이후 비디오 아트 등을 둘러보며 익숙하기도 하고 생소하기도 한 작품들을 즐긴다.
어린이들 박물관인 뵈르네우스. 4세부터 16세까지 어린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하고, 예술가들과 건축가들의 작업 방법과 표현을 탐구할 수 있도록 워크숍을 제공한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인상적이다. 유모차를 끌고 온 부모들부터 어린아이들까지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하고, 무언가를 만들며 마치 예술가들처럼 집중하며 작업한다. 어린아이들의 진지한 표정에서 그들만의 세상을 엿본다. 어린이들 박물관인 뵈르네우스를 나와 카페에 잠시 머물기로 한다. 카페는 알렉산더 칼더 조각품들을 바라볼 수 있는 멋진 전망을 자랑한다. 바다와 파란 하늘, 조각 공원을 즐기기 위해 야외 테라스에 앉아 종업원에게 음식을 주문한다. 문득 왜 루이지애나라고 불리는지 궁금하여 돌아서는 종업원에게 묻는다. 이런 질문을 여러 차례 들어보았는지 웃으며 대답한다. 박물관으로 개조한 건물을 지은 알렉산더 브룬(Alexander Brun·1814∼1893)의 이름이 붙었는데, 그가 결혼한 세 명의 부인 이름이 모두 루이즈란다. 다소 어이없지만, 덕분에 루이지애나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조각 공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리며 바람결에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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