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톡톡] 유난히 추위를 타는 것도 질병일까?
최근 매서운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겨울에 추위를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 그러나 유독 심하게 추위를 타는 사람들이 있다. 옷을 껴입거나 두꺼운 외투를 입어도 추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거나 남들은 춥다고 하지 않은 날씨에도 손과 발이 얼어버리기 일쑤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유난히 추위를 타는 것도 질병일까? 하이닥 전문가들이 답했다.
Q. 다른 사람들보다 추위를 너무 많이 탑니다.
추위를 느끼는 경우 실제로 추운 환경에서 충분히 체온을 보호하지 못해 나타나는 경우와 충분히 체온을 보호해도 전신적인 건강 상태가 나쁘거나 특정한 약물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같은 몇 가지 질병으로 인해서 추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체온이 낮아지는 원인은 몸에서 열 생산이 저하되거나 열 손실이 증가할 때 또는 체온 조절 장애와 같은 다양한 원인으로 생길 수 있습니다. 영양상태가 좋지 않거나 저혈당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같은 질환을 비롯해 신경안정제나 알코올 과다 섭취나 체온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경변성을 일으키는 신경질환으로 인해서 열 생산이 떨어지거나 조절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추위를 너무 많이 탄다면 이런 질환을 의심할만한 소견이 있는지 살펴보고, 한 번쯤 병원을 찾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큰 문제가 없다면, 금연과 함께 음주를 줄이고,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면서 체력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김선복 원장(맑은샘에버헬스의원)
Q. 찬 바람이 불면 유독 귀가 시리고 너무 아파요.
귀가 유독 추위에 민감한 이유는 귓속 대부분의 조직은 지방이 거의 없고 얇은 피부만 뼈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보온이 상대적으로 취약합니다.
겨울철 찬 바람이 불면 혈액순환이 잘 안되어 동상에 걸리기 쉬운 기관 중 하나입니다. 강추위로 귀에 공급되는 혈액 순환에 장애가 생기면 일시적으로 청력이 감퇴하거나, 갑자기 '쨍'하는 소리가 들리거나 먹먹해지는 이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겨울철 감기 합병증으로 이명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몸이 건강하다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자연적으로 회복됩니다. 평소 귀마개, 목도리를 착용해 귀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이닥 이비인후과 상담의사 박재원 원장(읭이비인후과의원)
Q. 추운 날씨에 야외 운동을 했는데, 갑자기 관자놀이에 통증을 느꼈습니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산책이나 야외 운동을 할 경우에 목 등 외부에 노출된 근육에 수축이 잘 생겨, 근육통이 유발됩니다. 추위로 관자놀이 주변으로 통증을 느끼는 것은 차가운 기운이 혈관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몸의 근육과 혈관이 수축하게 되는데, 이때 뇌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겨 두통으로 이어집니다.
추위로 인한 두통은 흔히 '아이스크림 두통'이라고 부릅니다. 입이 얼얼할 정도의 차가운 아이스크림이나 슬러시를 먹을 때 지속시간이 짧고 예리한 두통인데요. 통증은 30초에서 60초 정도 때 최고조에 이르지만, 5분 이상 지속되는 거의 없습니다. 추위로 인한 두통은 전형적인 경우 추위를 피하면 회복됩니다. 그러나 추위를 피했음에도 두통이 계속된다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하이닥 신경외과 상담의사 최우진 원장(올바른신경외과의원)
Q. 겨울만 되면 손이 백지처럼 하얗게 됩니다. 손에 핫팩을 쥐고 있어도 다른 사람들보다 손이 찹니다.
수족냉증이 의심됩니다. 수족냉증은 추위 등 외부 자극에 의해 혈관이 수축하면서 손발 같은 말초 부위에 혈액이 적게 공급되어 발생합니다. 추운 날씨에 손과 발이 시린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따뜻한 실내에서도 계속 손이 시리다면 수족냉증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수족냉증 자체는 예방할 수 없지만, 혈액순환을 도와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추위를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손과 발 외에도 옷을 따뜻하게 입어 온몸의 온도를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과 반신욕 등으로 혈액순환을 돕고 혈관의 적인 스트레스를 피해 휴식과 숙면을 취하는 방법이 도움 됩니다. 또한 혈관을 수축시키는 카페인과 흡연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한재혁 원장(연세라파의원)
추위에 손가락 색이 변하면, 레이노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레이노병의 증상은 갑작스러운 추위나 스트레스에 노출될 때 손가락이 창백해지고 점차 푸르스름해지면서 저리고 아픈 느낌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레이노 증후군은 몸의 어떤 특별한 이상 없이 발병하는 경우와, 체내의 자가 면역 질환(류머티스 관절염, 경화증 등)이 있는 사람에게 2차적으로 생기는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레이노 증후군이 의심된다면 류머티즘내과에서 혹시 자가 면역 질환이 있는지 혈액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치료는 일차성인 경우와 이차성인 경우가 조금 다른데 일단 혈액 순환 개선제(혈관 확장제 등)와 프로스타싸이클린제 등 몇 가지 특수한 제품을 쓰는 방법이 있고, 더 중요한 것은 손이 찬 공기나 물에 가능한 한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이닥 류마티스내과 정재욱 원장(마디척의원)
Q. 남들보다 추위를 더 많이 느끼고, 갑작스럽게 체중이 불었습니다. 추위를 느낄 때마다 피로와 무기력함도 심하게 느껴집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가 피로감과 무기력감, 체중 증가입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쉽게 진단되는 갑상선 질환입니다. 갑상선 호르몬이 적게 분비돼 우리 몸의 충분한 에너지와 대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갑상선 호르몬이 적게 분비되면 온몸의 대사 속도가 떨어져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모든 반응이 느려지고 열 발생과 기초대사율이 떨어집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추위를 더 잘 느낀다면, 갑상선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일 것으로 보입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으면, 소화가 잘 안되고 잘 먹지 못하는데도 몸이 붓고 체중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부족한 만큼의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하면 증상이 금방 호전됩니다. 의심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정찬호 원장(속편한내과의원)
* 이 기사는 하이닥 전문가의 답변을 재구성했습니다.
하이닥 상담의사 김선복 원장(맑은샘에버헬스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박재원 원장(읭이비인후과의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최우진 원장(올바른신경외과의원 신경외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한재혁 원장(연세라파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정재욱 원장(마디척의원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정찬호 원장(속편한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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