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대표 뒤통수 쳤다? 이영표 대표가 추천했다"[김병지 대표 인터뷰]

2022. 12.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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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강원FC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강원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김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김 대표이사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년이다.

지금 김 대표를 바라보는 시선은 '부정적'이다. 전임 이영표 대표가 좋은 성과를 냈음에도 재계약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이끈 강원은 올 시즌 사상 최고 성적인 6위를 기록했다. 또 이 대표는 신규 스폰서 유치 등 구단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이런 성과를 낸 이 대표가 별다른 이유 없이 물러나는 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강원팬들과 서포터, 지역 축구인들의 격렬한 반발이 일어난 이유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정치적인 이유로 물러났고, 이를 바로 이을 후임자는 타이밍 상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거라고 내다봤다. 또 일부 팬들은 김 대표가 이 대표 '뒤통수'를 쳤다는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김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16일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진실과 오해에 대해 입을 열었다.

먼저 김 대표는 "지금 나오는 부정적 반응과 시선들은 이해를 한다. 팬들의 마음도 이해를 한다. 이 대표가 워낙 잘했다. 그런 상황에서 나가는 분위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대표로 온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김 대표는 "사실 축구협회 부회장직을 그만두고 이 대표를 도와주려 했다. 이 대표가 먼저 나에게 제안을 했다. 직책은 강원 테크니컬 디렉터였다. K리그에서 테크니컬 디렉터의 방향성을 잡아가는 게 필요해 이 대표가 나에게 그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마음이 흔들렸다.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테크니컬 디렉터를 수락하는데 있어 김 대표에게는 한 가지 '전제 조건'이 있었다.

김 대표는 "나의 전제 조건은 이 대표가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안 간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이 대표가 내 임기와 상관없이 3년 계약을 해준다고 했다. 그래도 난 못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있어야 내가 도와줄 수 있지, 이 대표가 없는데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겠나. 이 대표의 임기 보장이 최우선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연임이 됐다면 김 대표는 테크니컬 디렉터 역할을 맡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대표가 연임하지 못했다. 테크니컬 디렉터 역할도 사라졌다. 이후 강원에서 김 대표에게 연락이 왔다. 강원의 대표를 맡아달라는 연락이었다.

김 대표는 "강원에서 대표 제의가 왔다. 나는 가장 먼저 이 대표에게 전화를 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물었다"고 떠올렸다.

그러자 이 대표는 김 대표에게 이렇게 답했다.

"나는 무조건 추천한다. 그래야만 내가 해온 일을 연결할 수 있다. 축구를 모르는 사람이 오면 내가 지난 2년 동안 해온 것들을 유지할 수 없고,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고민이 깊었던 김 대표는 이 말을 듣고 마음을 굳혔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이 스토리를 모른다. 이 스토리가 팩트다. 내가 이 대표 뒤통수를 친 걸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다"고 털어놨다.

이제 김 대표는 강원에 '올인'할 계획이다. 축구협회 부회장직도 내려놓고 온다.

김 대표는 "나는 언제나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움직일 것이다. 축구협회는 떠나지만 강원이 축구협회에 도움을 줄 일이 있을 것이고, 강원 역시 축구협회와 함께 일을 해나갈 것이다. 어떤 자리에 가도 축구 발전을 위한 일, 그런 일의 연장선으로 봐주면 좋겠다. 최용수 감독과 케미를 맞춰야 하고, 강원도민, 강원팬들 역시 잘 아우르면서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잘 해볼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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