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내가 찾고자 했던 것은…전수일 감독의 '마지막 필름'

양정우 2022. 12. 17. 08: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연극영화학과 교수이자 영화감독인 상민은 빚쟁이에 쫓기며 사는 처량한 신세다.

독창적인 작품 세계로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아온 그는 영화감독으로서 보낸 지난 25년을 극 중 자신의 분신 같은 상민을 통해 성찰한다.

전 감독은 15일 기자 간담회에서 "영화를 오랫동안 해 왔는데, 영화에서 (내가) 정말 무엇을 찾고자 했던 것인지 의문을 던지며 이번 작품을 시작했다"면서 "영화는 나 자신을 투영해보는 이미지의 집합체"라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산 영도 무대로 12번째 작품…주인공 통해 내면 성찰
영화 '라스트 필름' [씨네소파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연극영화학과 교수이자 영화감독인 상민은 빚쟁이에 쫓기며 사는 처량한 신세다. 어느 날 그 앞에 자신을 영화로 찍으면 빚을 모두 갚아주겠다는 사채업자 만복이 나타난다.

상민과 만복은 동행에 나서고 꿈과 현실을 오가듯 다양한 일을 겪는다. 상민은 만복의 일상을 마치 카메라에 담아가는 듯하지만, 그 과정은 자신의 내면을 진지하게 살펴보는 일에 더 가깝다.

영화 '라스트 필름'은 부산을 무대로 활동해온 전수일 감독의 열두 번째 장편작이다. 독창적인 작품 세계로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아온 그는 영화감독으로서 보낸 지난 25년을 극 중 자신의 분신 같은 상민을 통해 성찰한다.

전 감독은 작품 속 내레이션으로 고민을 직접 드러내기도 한다.

"그땐 말이야, 영화 이미지들이 어떤 형태로든 내 일부분인 것처럼 믿었는데, 지금은 뭔가 진짜 같지 않은 것 같고, 모든 게 거짓투성이 같은 생각이 들어. 난 목적도 없이 영화에 대한 강박관념으로만 살아온 거 같아."(영화 속 내레이션 중)

작품 배경은 부산 영도다. 작지만 따뜻한 항구, 푸른 바다, 녹슨 배의 벗겨진 페인트 등의 풍경은 소소하지만 아름답다. 영도는 극 중에서 상민을 품어주는 공간이자, 전 감독이 관객에게 드러내고 싶은 미장센이 된다.

영화 '라스트 필름'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지난 15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라스트 필름'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주인공으로나선 배우 장현성과 전수일 감독이 질의응답에 참여하고 있다. 2022.12.16 eddie@yna.co.kr

전 감독은 15일 기자 간담회에서 "영화를 오랫동안 해 왔는데, 영화에서 (내가) 정말 무엇을 찾고자 했던 것인지 의문을 던지며 이번 작품을 시작했다"면서 "영화는 나 자신을 투영해보는 이미지의 집합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독립영화이지만 극장 개봉을 염두에 두고 만드는 마지막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저를 돌아보는 영화를 경쾌하게 풀어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상민 역은 베테랑 배우 장현성이 맡았다. 그는 전 감독의 2005년 작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에서 함께 작업한 인연이 있다.

장현성은 '라스트 필름'이 보통의 영화처럼 스토리 중심의 전개를 따르지 않는 탓에 관객이 다가서기에 "불친절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관객이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자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여러분이 그런 생각에 동의한다면 이런 영화도 굉장히 특이하고 재미있는, 다른 방식으로 재미있는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장현성은 최근 개봉한 할리우드 대작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을 언급하며 '라스트 필름'에 등장하는 자신의 '수중 신(scene)'을 그에 버금갈 최고의 장면으로 꼽았다.

영화에서는 상민이 어장 위에 서 있다가 바다로 빠지는 장면이 나온다. 수중에서 한참 생각에 잠겨있는 듯한 상민 주변으로는 고등어 무리가 쉼 없이 지나간다.

"올겨울 '아바타2'의 가장 강력한 경쟁작으로 떠올릴 법한, 수십만 마리의 고등어 사이에서 촬영한 수중 촬영 장면은 아주 재미가 있었어요. 관객 여러분에게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될 겁니다. (웃음)"

29일 개봉. 100분.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 '라스트 필름' [씨네소파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eddi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