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없는 날' 한가인 "'사람은 고쳐서 쓰는 게 아니구나' 깨달아"[종합]
지난 16일 방송된 JTBC '손 없는 날' 4회는 '건축학개론' 편으로, 30년 된 구옥을 장장 6개월에 걸친 셀프 리모델링으로 탈바꿈시키고 꿈에 그리던 입주를 하는 속초 늦깎이 신혼부부의 사연이 그려졌다.
이날 추억 이사 서비스를 신청한 의뢰인은 결혼 1년 차인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아내 이효원(51세)과 건축업 종사자인 남편 임종석(49세) 부부. 이중 앤티크 인형과 그릇 수집이 취미인 의뢰인 아내가 수많은 수집품들을 안전하고 뜻깊게 옮기기 위해 '손 없는 날'에 도움을 청한 것이었다.
신동엽과 한가인은 의뢰인이 거주 중인 집에 방문에 실제로 수집품들을 보고 탄성을 터뜨렸다. 무려 300여 점이나 되는 앤티크 인형들에 한가인은 "저는 인형이라면 사탄의 인형밖에 모른다. 어렸을 때 미미 인형이 너무 가지고 싶었는데 저만 없었다. 그게 그렇게 부러웠다"라며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신동엽은 의뢰인 아내로부터 '전 세계에 단 5점 밖에 없는 김연아 한정판 인형'을 소개받고는 "김연아 부부의 결혼식 사회를 봤는데 집에 초대하겠다고 했다"라며 집들이 선물로 '김연아 인형'을 눈독 들였지만 "못 드린다"라는 의뢰인 아내의 단호한 거절에 일순간 꼬리를 내려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신동엽-한가인은 부부로부터 '인형 수집'의 의미를 경청했다. 아내는 "일에만 매달려서 살다가 번아웃이 왔다. 그때 처음으로 인형을 샀는데, 인형을 모으며 현실의 팍팍함을 조금이나마 잊은 것 같다"라고 털어놨고, 남편은 "저 인형 하나하나가 아내가 힘들었을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다. 이에 신동엽과 한가인 역시 본인들의 번아웃 경험을 공유했는데 신동엽은 "번아웃이 올 때쯤 늘 사건 사고가 터졌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 '정신 차려. 지금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데 이 녀석아'를 되뇌었다. 저에게는 번아웃이 사치라고 생각하고 무탈하게 잠자리에 눕는 게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한가인은 "둘째 낳고 번아웃이 왔다. 내가 원해서 낳았기 때문에 체력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을 못 했다. 그 시점에 딱 예능을 시작했는데 일을 하면서 치유된 것 같다"라고 말해 뭉클함을 더했다.
한편, 신동엽-한가인은 '손 없는 날' 최초로 새집에 방문해, 의뢰인 부부의 센스와 손길이 담뿍 묻어나는 인테리어를 구경해 시청자들에게도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의뢰인 부부는 "우리가 고친 집에서 예쁘게 살고 싶다는 생각에 구옥 리모델링을 결심했다. 혼자였으면 엄두가 나지 않았을 일이다. 함께 산을 하나 넘은 느낌"이라며 부부가 함께 만든 결실에 뿌듯함을 드러내는 한편 리모델링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좋은 구옥을 고르는 법과 셀프 리모델링 팁을 전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항상 로맨틱하지만은 않은 법. 집을 고치며 쉴 틈 없이 싸웠던 의뢰인 부부의 비화가 드러나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신동엽과 한가인은 결혼 생활을 먼저 시작한 선배로서 경험담을 공유했다. 특히 한가인은 "신혼을 지나면서 깨달은 것은 '사람은 고쳐서 쓰는 게 아니구나'라는 점이다.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내 오만이었다"라면서 신혼시절에는 애주가 연정훈의 금주를 바랐지만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남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부부 싸움을 극복하는 꿀팁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스물넷이라는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한 것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는 침묵으로 답을 대신해 주변 모두를 폭소케 했다. 나아가 신동엽은 부부를 향해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말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서로 양보하시면 좋을 것 같다. 늦게 결혼하신 만큼 악착같이 더 행복하게 사셔야 한다"라고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끝으로 부부는 새 집에서 어떤 삶을 꾸려가고 싶은지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아내는 외로웠을 남편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견고하고, 단단하고, 따뜻한 집이 되기를 바랐다면서 "함께 집을 고치며 '사고 칠만 한데? 괜찮은데?'라는 생각을 했다. 남편과 함께 다음에 또 어떤 사고를 쳐볼까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신동엽은 "집이라는 게 단순한 공간 그 이상의 무언가 있는 것 같다. 아까 집과 지금 집에서 보는 두 분의 표정이 정말 많이 다르다"라면서 "새로운 집에서 더 많이 웃고, 매일매일 미세할지라도 더 많이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바란다"라고 부부의 새 출발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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