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캐뷸러리] 빅스텝: 미국 사람 때문에 자꾸 오르는 주담대 금리
오늘의 e-캐뷸러리: 빅스텝
빅스텝(Big Step)을 그대로 해석하면 ‘큰 보폭’인데요. 연방준비제도(Fed)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경우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통상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는 0.25%포인트를 올리는데요. 인플레이션이 극심할 때는 그 이상을 올리기도 합니다. 이 때 0.25%포인트 인상을 ‘베이비 스텝(baby step)’, 0.5%포인트 인상은 ‘빅스텝(big step)’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0.75%포인트 인상은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이라고 부르죠. 미국은 올해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 했는데요. 이번에는 빅스텝으로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했습니다.
1.금리 인상 속도, 왜 조절해?
이번 금리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기존 3.75~4%에서 4.25~4.50%로 높아졌습니다. 이미 미국은 지난 6월부터 연속 4회 0.75%포인트씩 올리는 과감한 금리 정책을 취했습니다. 바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인데요. 11월 미국 연간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동월 대비 7.1%로 나타나면서 시장의 전망치(7.3%)를 하회 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소 둔화하자 인상 폭을 줄인 것으로 보입니다.
2. 내년엔 금리인상 멈출까?
쉽지 않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상은 금리인상 결정 직후 브리핑에서 “인상 속도가 아니라 최종 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를 생각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는데요. 점도표(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9명이 정한 적절한 금리 수준을 취합해 나타내는 지표)에 따르면 내년 말께 금리는 5.00~5.25%(중간값 5.1%)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0.75%포인트 정도 추가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계속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인데요. 물가 상승 속도가 둔화했지만 계속 그럴 것이란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충분히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당장 금리인하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을 확실히 했습니다.
3.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은 내년 1월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한은은 이미 지난달 24일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 스텝’을 단행 했습니다. 한은 역시 올해 7월, 10월 두 차례 빅스텝을 밟은 후 금리인상 속도를 다소 조절하고 있지만 ‘인상’이라는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3.25%로 이번 미국 금리인상으로 한미 금리 격차가 최대 1.25%포인트로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4.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벌어지는 게 왜?
금리는 쉽게 설명해 돈의 가격입니다.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면 원화가치가 하락 하는데요. 이 경우 외국인들의 자본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원화가치 하락은 또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수입품의 물가가 크게 오르기 때문이죠. 때문에 한은은 한미간 금리차를 유지하거나 좁히기 위해서라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5. 대출금리는 어쩌라고?
한은이 1월 기준금리를 또 다시 인상하면 대출금리 역시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연합회는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를 4.34%로 산정했는데요. 이는 지난달 3.98%에 비해서 0.36% 오른 수준입니다. 코픽스는 산정 직후 바로 그 변동 폭만큼 변동금리부 대출상품의 금리에 반영됩니다. 때문에 16일부터 대출금리는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1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2월에 또 대출 금리가 영향을 받겠죠. 실제로 16일부터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6.56~7.36%에서 6.92~7.2%로 올리는 등 시중은행 대출 금리가 오르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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