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골프장 '예약 취소' 늘지만 위약금 수십만원 내야

눈·비 등 날씨 영향에 골퍼들 취소 요청 쇄도
"단순 추위로는…위약금 규정대로 지불해야"

전남의 한 골프장 전경. 뉴스1 DB ⓒ News1

(무안=뉴스1) 김동수 기자 = "1~2개월 전에 예약했다가 연일 한파로 취소하려는데 무조건 위약금부터 내라네요."

광주·전남 지역 골프장이 '배짱 영업'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영하권 강추위와 눈, 비 등 날씨 영향으로 예약 취소률이 늘고 있지만, 정상 취소는 커녕 수십만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고스란히 돌려받고 있어서다.

17일 광주·전남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역 대중제 골프장과 회원제 골프장 등 총 41곳으로 파악됐다.

이들 골프장의 경우 그린피(1인 기준)를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대를 받고 있다. 주말에는 최대 30만원까지 치솟는다.

별도요금으로 카트피와 캐디피는 각각 10만원선에서 추가로 받는다.

대다수 골프장은 7일 전 취소할 경우 정상 취소 처리되며, 6일 전부터 위약금이 발생한다.

위약금은 그린피+카트피를 포함한 가격 이용료의 10% 또는 2일 간격으로 당일 취소까지 10만원씩 추가 위약금이 붙는다. 골프장별로 위약금에 대한 내부 지침과 규정은 상이하다.

문제는 연일 한파가 이어지면서 골퍼들의 예약 취소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골프장 업계는 내부 지침에 따라 위약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전남 지역의 경우 이달 초 날씨가 영하권으로 접어들며 본격 추위를 예고했다. 지난 13~14일 이틀간 눈이 내리면서 전날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5도를 기록할 만큼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한 골퍼 A씨(55)는 "최근 영하권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데 골프장에 예약취소하려고 문의했더니 대뜸 '위약금을 내야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위약금이 한 두푼도 아니고 날씨가 기습적으로 추워질 줄 알았냐"고 토로했다.

골프 종목 특성상 눈과 비 등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기상이변에 따라 예약 취소가 늘어나고 있다.

전남의 한 골프장은 12월 둘째주 눈이 예보되면서 예약 취소률이 40%까지 올랐고, 비슷한 수준의 골프장도 강추위와 눈 등으로 예약 취소률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골프장 관계자는 "이달 100% 예약이었는데 날씨로 인해 예약 취소 사례가 빗발쳤다"며 "폭설과 폭우, 천재지변 등 기상악화의 경우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지만, 단순 추위에 대해서는 위약금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과도한 위약금 등으로 비판을 받는 골프장에 대한 분쟁해결기준을 마련하고 환급 규정을 구체화한 고시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소비자 책임으로 예약을 취소하더라도 주말은 4일 전까지 예약을 취소하면 위약금(배상금)을 내지 않도록 했다. 2일 전까지 취소는 이용요금의 10%, 1일 전은 20%, 당일 취소는 30%를 배상하는 것으로 했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