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오토바이는 지하로만"...배달기사 "너무 미끄러워 위험"

구동완 기자 2022. 12. 1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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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께 옥수동의 한 대단지 아파트.

인근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고 있다는 손모(70)씨는 "코로나-19로 배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사실이니까 그분(배달 기사)들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며 "애들이 서 있는데 그 옆으로 (오토바이가) 싹 지나가 위험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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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안전문제로 서로 마찰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배달라이더들이 배송을 하고 있다. 2022.08.2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구동완 기자 = 오후 2시께 옥수동의 한 대단지 아파트. 보행로를 시끄럽게 주행하는 배달 오토바이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10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아파트 정문을 지나치는 배달 오토바이만 7대가 넘었다. 미취학 아동이 걷고 있음에도 그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오토바이도 눈에 띄었다. 이렇듯 소음은 물론이거니와 안전까지 위협하는 배달 오토바이의 위험천만한 질주에 입주민들은 불편을 토로했다.

최근 급증한 배달 오토바이는 안전 문제로 아파트 주민들과 수시로 마찰을 빚고 있다.

배달 기사들이 지하 주차장으로 이어진 출입로를 이용하지 않고 단지 내 지상 보행로를 통해 출입하면서, 입주민들이 안전과 관련된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지하로 통행하라고 말해도 잠잠해지면 또다시 위로 다녀요."

옥수동 소재 1500세대 규모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9년째 경비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던 문모(37)씨는 "배달 오토바이의 단지 내 보행로 운행에 대한 민원이 매일 한 번씩 들어온다"며 "저희 아파트는 다른 아파트에 비해 (단지 내) 보행로가 끊어져 있지 않고 이어져 있어 배달 오토바이들이 더 쉽게 통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주민들이 배달 오토바이가 도보로 출입하지 못하도록 출입이 가능할 만한 데는 다 막아달라는 민원이 들어온다"고 밝혔다.

바로 옆에 위치한 1900세대 아파트 단지에서 보안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권모(29)씨는 "지금은 (배달 기사분들에게) 지하 주차장으로 통행하라고 제재하고 나선 그나마 좀 나아졌다"고 했다. 권 씨는 "그런데 잠잠해지면 또다시 위로 다닌다. 특히 단지에 처음 온 배달 기사분들은 거의 항상 지상 출입을 한다고 보면 된다"며 "(아파트) 단지에 아이들이 많다. 그런데 오토바이가 그 옆을 굉장히 빠르게 지나쳐 위험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인근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고 있다는 손모(70)씨는 "코로나-19로 배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사실이니까 그분(배달 기사)들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며 "애들이 서 있는데 그 옆으로 (오토바이가) 싹 지나가 위험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입주민은 "일부러 시끄럽게 하는 오토바이가 있었는데 (단지 내 보행로에서) 공회전도 하더라"며 "다들 배달을 너무 많이 시켜 먹으니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고 답했다.

배달 기사들 “지하주차장 미끄러지기 십상"

하지만 배달 기사들도 안전 대책을 요구하며 불만을 제기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특히 겨울철 아파트 단지 내 지하도로 노면을 걱정한다. 배달기사 독립노조인 라이더 유니온의 한 관계자는 "신축아파트는 보통 지상출입을 막고 있는데 지하 도로는 경사가 급해 비나 눈이 오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달 오토바이 못 들어오게 하면서 입주민들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면 배달 업체는 어떻게 하라는 기냐"며 "오토바이가 지하 주차장을 내려가면 미끄러진다. 특히 지하 주차장 바닥에 페인트칠 같이 돼 있는 부분에 눈이나 물이 어있으면 오토바이는 그대로 쓰러진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아파트는 사유지이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 그러니 아파트 주민들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거라면 택배 기사들에게 (안전한) 길을 만들어주든가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dongw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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