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못쉬어 죽는 줄”…가수보려 ‘우르르’, 아비규환 된 英공연장

김가연 기자 2022. 12. 1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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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 밀집 사고가 발생한 영국 런던 남부 브릭스턴 O2 아카데미 공연장 앞./AP연합뉴스

인기 가수의 콘서트가 열린 영국 런던의 한 공연장에서 군중 밀집 사고가 발생했다.

16일(현지시각) 영국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 군중 밀집 사고는 지난 15일 오후 9시35분쯤 런던 남부 브릭스턴 O2 아카데미 공연장에서 발생했다.

이날 공연장에서는 나이지리아 아프로팝 가수 아사케의 3회차 중 마지막 공연이 열렸는데,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이 공연장 바깥에 모여 강제로 안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하면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당시 현장 상황이 찍힌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영상을 보면 공연장 앞은 사람들로 가득 차 아수라장이었고, 많은 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힘겨워하기도 했다.

현지 경찰은 사고 당일 오후 9시30분쯤 “많은 사람들이 강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공연장 직원의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공연장 밖에 4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한 명을 경찰관 폭행 혐의로 체포했으며, 사건 경위 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매체는 사고 발생 직후 2명은 경상으로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고,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진 8명 가운데 4명이 중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사고 다음날인 16일 오후 BBC 보도에 따르면, 중상자 4명 중 2명은 퇴원했고 1명은 상태가 안정됐다. 한 명은 여전히 중환자실에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런던 남부 배터시 출신의 한 피해자는 “숨을 쉴 수가 없었고 완전히 기절했다. 죽는 줄 알았다”며 “마지막 숨을 내쉰 다음 더 이상의 산소를 얻을 수가 없었다.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일어나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내 머리와 온몸을 밟고 있었다. 10명도 넘는 사람들이 내 위에 있었다”며 “한 남자가 나를 끌어냈고,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구급차에 실린 상태였다”고 했다.

그는 이 사고로 무릎 피부가 벗겨지고 눈에 멍이 들었다며 “뼈가 부러지지 않고 살아난 것에 감사할 뿐이다. 병원에서는 내출혈을 의심했지만 CT스캔 결과 이상이 없었다”고 했다.

목격자 제이 테일러(24)는 입장권이 없는 몇몇 팬들이 공연장에 강제로 진입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말 그대로 서로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고 심지어는 경찰에게 달려드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아사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성명을 올리고 “어젯밤 부상을 입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한다”며 “여러분들이 최대한 빨리 나을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우리 도시에서 밤을 즐기는 젊은 런던 시민들에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슴아프다”며 “관련 정보가 있는 사람들은 경찰에 연락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가족들과 지역 사회가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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