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폭락에 집주인들 '비명'…"송파 5억·마포 4억 빠졌다"

유엄식 기자 2022. 12. 1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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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둘째주 0.95% 하락...통계 작성 후 최대 낙폭
서울 중구 남산에서 아파트와 주택가가 내려다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대폭 하락했다. 송파구, 마포구 대단지 아파트는 2년 전과 비교해 전셋값이 4억~5억원가량 내렸다. 전셋값은 실거주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로 시세를 선행하는 만큼 향후 매매 가격도 하락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금융위기 직후보다 더 많이 떨어져…송파, 마포 등 인기지역 대단지도 전셋값 급락
16일 KB부동산 주간 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95% 하락했다.

2008년 통계 작성 후 주간 최대 낙폭이고 지난주(-0.89%)에 이어 급락세를 이어갔다. 10월까지 주간 0.1%대 하락세를 나타냈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1월부터 0.4~0.5%대로 낙폭이 확대됐고, 최근 한 달간은 주간 평균 0.8%대 떨어지는 '급락장'을 연출했다.

2009년 금융위기가 촉발한 직후에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주간 0.7% 이상 내리지 않았다. 최근 시장 분위기는 이 때보다 더 전셋값 하락 압력이 더 크다는 의미다.

자치구별 하락률을 보면 송파가 -1.43%로 한 주간 가장 많이 떨어졌고 강동(-1.39%) 관악(-1.36%) 마포(-1.22%) 구로(-1.17%) 강남(-1.13%) 강서(-1.02%) 영등포(-1.01%) 등도 주간 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인기 단지도 전셋값이 많이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24층)은 지난 10일 8억2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다. 2년 전 같은 평형 최고 전셋값 13억원보다 4억80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강동구 명일동 '래미안솔베뉴' 전용 59㎡(5층)는 지난 2일 6억1000만원 전세 계약이 등록됐다. 2년 전 같은 평형 최고 전셋값보다 2억원 이상 내린 금액이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4단지 전용 84㎡(9층)는 지난 9일 보증금 7억5000만원짜리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2년 전 같은 평형 최고 전셋값이 11억원이었는데 3억5000만원 하락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59㎡(19층)는 지난 10일 8억8000만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다. 2년 전 같은 평형 최고 전세가 12억5000만원에 비해 3억7000만원 내렸다.

금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하락률은 전국 평균치(-0.57%)보다 낙폭이 훨씬 컸다. 이런 현상은 지난 10월 말부터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도 전주 대비 0.78% 하락했다. 남양주(-1.17%) 화성(-1.15%) 성남 중원구(-1.13%) 과천(-1.13%) 양주(-1.12%) 고양 덕양구(-1.11%) 등이 한 주 새 전셋값이 1% 이상 하락했다.

인천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0.72% 떨어졌다. 송도 국제도시가 위치한 연수구가 주간 1.2% 내려 전셋값 낙폭이 가장 컸고 중구(-0.9%) 부평구(-0.79%) 등도 다른 지역보다 전셋값이 많이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인상 여파로 반전세 증가, 임대차법에 따른 급등분 반납 효과도…매매가 하락세도 이어져 매수심리도 여전히 찬바람
최근 전셋값이 대폭 하락한 배경은 여러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가파른 금리인상 기조에 이자 부담이 커지자 집주인은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졌고, 기존 세입자도 보증금을 높이는 대신 일부 월세로 전환하는 현상을 반영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0년 하반기 임대차법이 시행된 직후 전셋값이 비정상적으로 오른 영향도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은 평균 0.33% 하락했다. 서울은 0.36% 떨어졌고 경기(-0.46%) 인천(-0.48%) 등 수도권과 부산(-0.33%) 대구(-0.39%) 광주(-0.21%) 대전(-0.3%) 울산(-0.31%) 등 지방 광역시도 아파트값이 동반 하락했다.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매수심리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번주 매수자와 매도자의 비중을 나타내는 매수우위지수는 17.5로 집계됐다. 이 지표는 0~200으로 산출되며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매수자가 적다는 의미다. 서울(20.5) 경기(15.7) 인천(16.5) 등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까지 모두 20 이내의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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