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지로 대신 여기?” MZ 저격한 서울 골목맛집들 [스물스물]
신당동·청파동·성북동·회기동
서울관광재단 MZ 직원들 추천
사실 알고 보면 서울의 골목 구석구석에 저렴한 맛집은 ‘힙지로’ 말고도 차고 넘친다.
어느새 찾아온 2022년의 마지막 달, 지나온 1년을 차분하게 돌아보며 추억을 남기기 좋은 성북천, 신당동, 청파동, 회기동 등 서울의 숨은 맛집 골목들을 소개한다. 장소는 서울관광재단의 젊은 MZ세대 직원들이 엄선한 곳이니 믿어도 좋다. 단, 아직 힙지로만큼은 아니지만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니, 소문내지 말고 몰래 다녀올 것을 추천한다.
마을에 신당이 많다고 해 이름 붙여진 신당동은 최근 MZ세대를 홀리고 있다.
서울중앙시장 내에 있는 맛집들이 유튜브를 통해 소개돼 명성을 얻었고, 시장 주변 싸전 거리에는 특색있는 가게들이 생겨나면서 신당역 주변을 찾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싸전이란 쌀과 곡식을 파는 가게들을 일컫는 말로 쌀 창고를 리모델링한 카페, 레스토랑, 편집숍, 주점 등 다양한 점포가 들어섰다. 덩달아 신당동은 ‘힙’당동이라고 불릴 만큼 주목받고 있다.
주신당은 신당동의 역사적 특성을 살려 술을 모시는 신당이라는 콘셉트로 꾸민 칵테일 바다. 으스스한 분위기가 나는 외관도 독특하지만, 진짜 매력은 주신당만의 스타일로 만들어낸 12가지의 시그니처 칵테일에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주와 식재료를 활용해 다채로운 맛을 구현한 시그니처 칵테일은 12종류의 동물 신인 십이지신(十二支神)의 이야기를 술에 담았다. 입소문이 나면서 외국인도 하나둘씩 찾아오는 신당동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났다.
떡볶이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최애’ 음식이다. 오죽하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라는 책이 불티나게 팔렸을까.
그 떡볶이의 고향은 신당동이다. 원래 떡볶이는 궁중에서 먹던 떡 찜에서 유래된 음식인데, 신당동 마복림 할머니가 1950년대 고추장 떡볶이를 만들면서 서민 음식이 됐다.
마복림 할머니는 춘장과 고추장을 섞은 양념에다 떡과 채소를 넣고 연탄불로 볶아내는 떡볶이를 만들어 팔았다. 저렴한 가격과 매콤한 맛으로 인근 주민들과 학생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떡볶이 골목이 형성됐고, 고추장 떡볶이는 전 국민이 좋아하는 별미로 자리 잡았다.
한성대입구역~성신여대입구역~보문역~신설동역으로 이어지는 성북천 일대에 생겨난 가게들은 복잡한 번화가를 피해 한산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다. MBTI가 I(내향형)로 시작하는 분들께 추천한다. 다양한 상점 중에서 나와 취향이 맞는 곳을 찾아다니며 나만의 아지트를 만드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와인을 좋아하거나, 새로운 취미로 와인을 시작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성북천 근처 르퐁이라는 와인 숍에 홀짝 빠져들 수밖에 없다. 르퐁은 와인 보틀숍 위주로 운영되고 있으며, 내추럴 와인을 비롯한 다양한 와인을 취급하고 있다.
와인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자신이 선호하는 맛의 취향을 말하면 주인장이 좋아하는 와인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니 두려움 없이 방문해도 괜찮다.
청파동 일대는 숙명여대입구 교차로부터 숙명여대까지 연결되는 오르막 도로인 청파로47길을 따라 주요 상권이 형성돼 있다. 참고로, 청파동은 남영역과 숙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마을로 푸른 언덕이 많은 동네라는 데서 청파(靑波)라는 지명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숙대입구역과 남영역 뒤편에 있는 남영동 골목길은 1960년대부터 용산 미군 기지의 영향을 받아 스테이크와 부대찌개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많았다. 최근에는 감성을 자극하는 카페나 맛집들이 생기면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버거인은 청파동 주택가 골목길에 자리한 수제 햄버거 가게로 ‘백종원의 골목식당’ 프로그램 청파동 편에서 소개된 맛집이다. 직접 만든 소고기 패티를 사용하는 버거인의 수제 버거는 3가지 메뉴로 구성돼 있다.
소고기 패티는 고소하고 기름기가 적어 햄버거에 함께 들어간 치즈와도 궁합이 좋고 다른 재료들과도 잘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균형미(味)가 있다. 사이드 메뉴인 트러플 감자튀김은 버거인의 별미이다. 바싹하게 익은 감자튀김과 트러플 향이 조화를 이뤄 풍미가 좋다.
데일리루틴은 스몰 로스터리를 표방하는 카페로, 원두를 직접 로스팅해 맛 좋은 커피는 물론이고, 조용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감성을 더한다.
데일리루틴이 위치한 남영 아케이드 건물은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서양식 쇼핑몰이다. 목재로 이루어진 높은 천장과 다소 어두컴컴한 건물 안은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회기 시장은 골목길을 따라 좌우로 각종 상점이 늘어선 골목형 시장이다. 회기시장이 위치한 회기역~외대역 일대는 경희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카이스트 서울캠퍼스,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캠퍼스가 몰려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대학가 중 하나이다.
회기 시장의 골목길에도 파스타, 쌀국수, 고깃집, 카페 등을 운영하는 청년 가게들이 늘어나면서 활력을 찾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있는 골목을 따라 약 200m 구간의 시장 골목부터 청량초등학교와 경희대 부근으로 이어지는 크고 작은 골목까지 개성 있는 상점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아직도 파전 골목에는 약 10개의 파전집이 모여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파전집은 인근 대학교의 젊은 대학생부터 옛 시절을 추억하는 40·50세대 직장인까지 이곳을 찾는 이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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