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시타임] 연말연초 모임이 두려운 탈모인들···'1000만명 탈모인 시대' 치료제 개발·출시 봇물

이재명 기자 2022. 12.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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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면 우수수···머리숱을 지켜라
식습관 변화 등에 탈모연령 갈수록 낮아져
지난해 내원 환자수 24만명으로 역대 최대
커지는 수요 맞춰 제약사 신약 개발 열올려
새 후보물질로 치료 패러다임 변화 시도도
탈모 이미지.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뼛속을 스미는 찬바람이 두피까지 느껴지면 탈모인은 더욱 움추려든다. 연말연시 모임은 많아지는데 지난해보다 확연히 줄어든 머리숱에 자신감이 떨어진다. 탈모인 1000만 명 시대. 젊은 세대들은 적극적인 치료법을 찾아 나서고 있다. 커지는 수요에 맞춰 제약사들도 사용이 편리한 형태의 제품을 선보이고, 나아가 탈모를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1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병·의원을 방문해 탈모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지난해 24만 296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7년 21만 5025명에서 꾸준히 늘어나 이제 24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특히 탈모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의 연령대도 젊다. 전체 환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30대로 23.4%에 달한다. 다음으로는 40대가 24.0%, 20대도 18.1%일 정도다. 젊은 세대라고 할 수 있는 2030이 절반에 가까운 41.5%를 차지했다. 10대도 7.4%로 60대 6.3%보다 많았다. 통상 탈모의 원인은 유전적 영향에 의한 호르몬 변화로 알려 있다. 최근 스트레스나 식습관 변화에 따라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점차 탈모 연령이 낮아진다.

이같이 급증하는 탈모인들의 치료 수요에 맞춰 다양한 치료제가 출시되거나 개발 중이다. 탈모약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였던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치료에 편의성은 높이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탈모 시장은 2021년 78억 달러에서 연평균 8.1% 성장해 2028년에는 142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당장 쓸 수 있는 허가 제품 중에서는 제형 변화가 눈에 띈다. 보령(003850)은 피나스테리드 성분을 기반으로 한 세계 최초 뿌리는 탈모약 '핀쥬베'를 내년 상반기 국내에 선보인다. 글로벌 제약사 알미랄에 개발한 제품으로 스프레이 제형으로 탈모를 국소 치료할 수 있다. 대표적인 탈모 치료제 중 하나인 현대약품(004310)의 '마이녹실'은 먹는 약은 물론, 젤 형태로 바르는 제형도 선보였다. 본래 미국에서 혈관확장제로 일부 고혈압 치료에 사용됐던 마녹시딜 성분을 원하는 부위에 펴 바르는 특성이다. JW중외제약(001060)은 바르는 타입의 치료제 ‘로게인폼’을 판매 중이다. 거품형태로 두피 자극이 적어, 직접 도포하기 편리한 장점이 있다.

새로운 제형 개발도 활발하다. 유유제약(000220)은 경구용 제품의 크기를 줄여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개량 신약에 도전한다.

지난달 유유제약은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모발여구학회'에 참여해 ‘두타스테리드’를 기존보다 3분의 1 사이즈로 줄여 2024년부터 임상에 돌입해 2026년 미국과 유럽 탈모치료제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유유제약은 두타스테리드의 제형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대웅제약(069620)인벤티지랩(389470), 위더스제약(330350)과 함께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활용한 탈모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자주 복용하거나 투여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해결한 신규 제형이다. 임상 1·2상 결과 모든 용량군은 목표 유지 기간인 1달 동안 혈중 약물 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탈모치료 관련 생물학적 지표인 혈중 DHT 농도가 유효하게 감소했다. 내년 임상 3상과 후속 임상이 예정돼 있다.

새로운 후보물질로 탈모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꿔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탈모 치료는 주로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 성분을 활용해 남성 호르몬을 조절하는 제품들이 상용화돼 있다. 특히 대안으로 기대를 모았던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 기반 탈모 치료제에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대체 약물 물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JW중외제약은 신호전달경로인 Wnt의 활성화를 조절해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촉진시키는 혁신신약 ‘JW0061’을 개발 중이다. JW중외제약에 따르면 동물실험 결과 평균 50일 이상 소요되는 생장기 진입 시점을 15일 이상 앞당겼다. 표준치료제 대비 동등 이상의 발모 효과도 검증했으며, JW0061과 표준치료제 병용요법은 최대 발모 효과를 냈다. 현재 비임상 독성 평가 단계로 2024년 상반기 임상 돌입을 목표하고 있다.

올릭스(226950)는 RNA간섭 기술을 기반으로 남성형 탈모를 일으키는 요소 중 하나인 AR의 발현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개발했다. 무진메디는 유전자 편집기술과 약물전달시스템(LNP)를 활용해 탈모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바이오니아(064550)는 간섭RNA(siRNA) 기술을 활용해 탈모 화장품을 우선 선보였고 추후 신약으로 개발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속이 붙은 신약 개발에 발 맞춰 탈모 치료에 대한 정부 지원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올해 초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시 대선 후보는 탈모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확대를, 윤석열 대통령 측은 탈모약 복제 의약품(제네릭) 가격 인하와 임상 개발 지원을 공약한 바 있다. 서울 성동구와 대구 등에서는 탈모 치료 지원이 조례안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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