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기 두번 쓰면 올해도 끝…블로그 빠진 '2030'

이소현 기자 2022. 12.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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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누구를 만나 무엇을 했는지 기억을 되살려 보고, 사진과 줄글로 기록한다.

주간일기 챌린지는 매주 일정 횟수 이상 블로그에 주간일기를 작성하는 이벤트로 네이버가 지난 6월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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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소수 지인과 진정성 있는 소통 추구 경향
공개 범위 설정…원하는 대상에게만 공개
기록의 의미 깨달아…일기 자체가 원동력
"온라인상 양적 관계에 피로감 느낀 결과"

사진=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소현 기자 = #. 3개월째 네이버 블로그 '주간일기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는 20대 박모씨는 일요일 저녁마다 일기를 쓰기 위해 노트북을 켠다. 한 주간 누구를 만나 무엇을 했는지 기억을 되살려 보고, 사진과 줄글로 기록한다. 박씨는 "평범하게 느껴졌던 일상을 일기를 통해 오래 기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시각적 이미지가 강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주로 사용하던 2030세대 사이에서 줄글 위주의 블로그로 옮겨가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17일 네이버의 '2022 블로그 리포트'에 따르면 '주간일기 챌린지'에 동참한 전체 사용자 중 55%가 20대 사용자로 나타났다. 이어 30대와 10대가 각각 20%, 13% 순으로 높았다.

주간일기 챌린지는 매주 일정 횟수 이상 블로그에 주간일기를 작성하는 이벤트로 네이버가 지난 6월 시작했다. 참여자 가운데 2030이 75%에 달한 만큼 젊은층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젊은층의 경우 비교적 호흡이 짧거나 시각적 이미지가 강한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들어서는 비교적 호흡이 긴 블로그에 대한 수요가 강해진 모습이다.

이는 블로그가 긴 글을 쓰는 데 적합해 일기 작성에 편리하다는 점, 다수와의 넓은 관계보다는 소수와의 깊은 관계를 추구하는 경향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대학생 이모(22)씨는 매주 월요일마다 블로그에 일기를 쓴다. 이씨는 한주의 시작에 일기를 쓰는 이유로 "지난주에 부족했던 부분, 스스로 보완했으면 하는 부분을 기록하고 이번주엔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한다"고 전했다.

그는 "잘못이나 과오처럼 내밀한 부분까지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는 건 부담스럽다"며 "애매한 사이에 있는 누군가가 알게 되는 건 원치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박씨도 "인스타그램에 '친한 친구' 기능이 있지만 게시글이 아닌 스토리에만 해당되고 스토리는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며 "진짜 친한 친구에게만 일상을 공유하고 싶은데 애써 공유한 일상이 사라지는 건 원치 않아서 블로그에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김모(24)씨는 "블로그는 전체공개, 이웃공개, 서로이웃 공개, 비공개로 공개 범위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대상에게만 글을 공개할 수 있다. 구구절절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고, 올리고 싶었던 사진을 눈치 보지 않고 올릴 수 있다"며 "친한 지인과 일상을 주 단위로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도 재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로그에 광고성 글도 많지만 주간일기에 만큼은 진짜 본인 일상을 쓰다 보니 맛집이나 카페 찾을 때 다른 사람이 쓴 주간일기를 많이 참고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네이버 블로그 신규 사용자 가운데서도 10~30대가 전체의 76%에 달했다고 한다.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SNS상 양적 인간관계에 피로감을 느껴 관계의 질적인 부분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시각적으로 강조하고 글을 적게 쓰는 게 그동안 젊은 세대가 보여온 특징"이라며 "글을 쓰고 정리하고 기록물을 다시 보면서 '쓰는 힘'을 알게 됐을 것이다. 생각의 과정, 내용의 세밀함 등 매력적인 부분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어 "소수의 질적인 친구가 행복감을 높여주는 것이지 친구가 다수라고 해서 즉, 관계의 양적인 부분이 행복감을 느끼게 하지는 못한다"며 "소수와의 관계 강화가 행복감을 준다는 것을 깨닫게 돼 친한 친구만 볼 수 있는 블로그에 일상 글을 올리는 행위가 확산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nn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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