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입주자모집 공고 취소 '인천' 가봤더니[불꺼진 아파트 확산①]
기사내용 요약
미추홀구 '서희 스타힐스 더 도화' 가보니
수분양자 계약취소 검토에 공사장도 '조용'
"일대 부동산 매매도, 임대차도 거래 끊겨"
올해 인천 아파트값, 수도권 하락률 1위
"수요자 기대심리 바닥…내년도 어려울 듯"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부동산 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어 준공까지 미분양 물량 소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계약 취소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 같아요."
17일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서희 스타힐스 더 도화'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사업자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서희 스타힐스 더 도화는 청약 경쟁률도 낮은 편이고, 미계약 물량이 많다보니 앞으로도 물량 소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사업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 일대 부동산도 금리 인상 여파로 거래가 거의 끊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서희 스타힐스 더 도화는 최고 26층 2개동, 총 144가구로 조성되는 아파트로 유성티엔에스가 시행하고, 서희건설이 시공하는 단지다.
최근 이 아파트가 기존 수분양자에게 배상금을 물어주고, 계약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대 부동산 시장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전날 오전 기자가 찾은 서희 스타힐스 더 도화 공사 현장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공사장 가림막 사이로 들여다보니 각종 건설자재 위로 밤새 내린 하얀 눈만 소복이 쌓여 있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일대 아파트가 매매는 물론 전세와 월세 거래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바로 앞 신축아파트도 전세 놓은 집들이 한 바퀴(2년) 돌아서 계약 만료가 다가오는데 전셋값은 떨어지고, 세입자 구하기도 어려워 차라리 입주하겠다는 집주인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실제 서희 스타힐스 더 도화 맞은편에 위치한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는 입주 2년차가 도래하면서 전세 매물이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금강 펜테리움 센트럴파크 전용면적 59㎡는 입주 초기인 2020년 말 전세보증금이 2억5000만~2억7000만원선이었지만 올해는 2억3000만~4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전세 호가가 2억2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서희 스타힐스 더 도화가 위치한 도화지구 아파트 단지들은 분양 당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매매가격도 크게 올랐다.
도화지구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더샵 인천 스카이타워'는 2017년 분양 당시 전용면적 84㎡ 기준 최고 분양가가 3억4000여만 원이었는데 집값 급등기였던 지난해 5월 전용 84㎡가 6억3000만원(49층)에 거래되면서 분양가 대비 2배가량 상승했고, 올해 4월에는 같은 면적이 7억4000만원(13층)에 매매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매매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고, 신고가를 기록한 지 7개월 만인 지난달 12일 같은 면적이 5억1000만원(27층)에 매매되면서 2억3000만원이나 하락했다.
고금리와 집값 급등 피로감, 대출규제 등으로 거래가 사실상 실종되면서 인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수도권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4.86% 하락했는데 인천은 8.55% 하락했다. 특히 서울(-4.97%)과 경기(-6.73%)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율과 비교해도 낙폭이 가장 크다.
미분양 주택도 증가세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살펴보면, 인천의 미분양 주택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월별 400~500가구 수준을 유지했지만 8월 1222가구로 전월대비 2배 이상 급증한 뒤 ▲9월 1541가구 ▲10월 1666가구 등으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은 최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잇따라 해제되면서 전 지역이 비규제 지역이 됐지만 시장의 변화는 미미한 상황이다.
인천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금리도 금리지만 지금은 수요자들의 기대심리 자체가 바닥이라 전혀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며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수요자들이 많아 내년 상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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