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온 운석의 비밀..."소행성이 지구 물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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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영국 하늘에 불덩이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구에서 확보한 운석 중 가장 깨끗한 운석에서 확보한 결과"라며 "우주의 암석이 수십억 년 전 지구에 물을 포함한 주요 화학 성분을 가져왔다는 주장에 힘을 더한다"고 밝혔다.
또 이 운석의 수소 동위원소 비율이 지구의 물 구성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운석이 지구 첫 생물체 출현에 필요한 유기 화합물의 원천이었을 수 있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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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영국 하늘에 불덩이가 나타났다. 불덩이 정체는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이다. 지구로 떨어지며 불 타던 운석은 영국 남서부의 글로스터셔주 윈치컴이란 지역에 떨어졌다. 과학자들은 떨어진 지 수 시간만에 빠르게 운석을 회수해 흙의 물이나 오염물질이 흡수될 가능성을 차단했다. 초기조사 결과 약 46억년 전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46억년 전 태양계의 구성을 알아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다.
16일 영국 국립자연사박물관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이 46억년전 운석에서 또 하나의 중요 발견을 해냈다. 애쉴리 킹 영국 국립자연박물관 연구사 연구팀은 운석에서 물이 발견됐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지난달 18일 공개한 것이다.
연구팀은 “지구에서 확보한 운석 중 가장 깨끗한 운석에서 확보한 결과”라며 “우주의 암석이 수십억 년 전 지구에 물을 포함한 주요 화학 성분을 가져왔다는 주장에 힘을 더한다”고 밝혔다.
물은 지구 표면의 4분의 3을 덮고 있다. 생명 출현에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물의 기원을 놓고 과학자들 사이 논쟁이 벌어진다. 현재 지배적 이론은 지구가 형성될 당시 태양계 내부가 너무 뜨거워 물이 응축되지 못했고, 지구에도 물이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초기 태양계에서 얼음이 형성될 수 있었던 지역의 경계는 ‘서리선’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소행성대에 위치해 있다. 이에 과학자들은 소행성이나 혜성의 지구 충돌 등의 요인으로 물이 나중에 지구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한다.
연구팀의 연구결과는 소행성이 지구상의 물에 주요 기여를 했다는 이론에 무게를 더한다. 분석에 따르면 이 운석의 12%가 물로 구성돼 있었다. 또 이 운석의 수소 동위원소 비율이 지구의 물 구성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운석은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체에서 기원한 것으로 분석되며 약 46억년 전 태양계 초기 구성 때 형성된 점도 다시 한번 확인됐다.
연구팀은 운석에 대한 추가 분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공동 1저자인 루크 댈리 영국 글래스고대 연구원은 “몇 년 동안 표본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태양계 기원에 대한 더 많은 비밀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운석이 지구 형성에 중요 역할을 했다는 연구결과는 쌓이고 있다. 오바 야스히로 일본 훗카이도대 저온과학연구소(ILTS) 교수 연구팀은 지난 4월 지구에 떨어진 운석들을 분석한 결과, 시토신(C)과 티민(T)을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공개했다.
DNA는 아데닌(A)과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 네 개 염기로 구성된다. RNA는 T 대신 우라실(U)이 자리를 차지한다. A와 G, C, T, U는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담는 DNA와 RNA와 같은 핵산을 구성하는 염기다. 운석에서 그간 A, G, U만 확인됐는데 나머지 C와 T도 찾은 것이다.
연구팀은 운석이 지구 첫 생물체 출현에 필요한 유기 화합물의 원천이었을 수 있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해석했다. 생명체 이전 유기물 목록에 운석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제이슨 도킨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수석과학자는 “우주에서 생물학의 기본 분자를 만드는 과정 중의 진전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흥미진진하다”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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