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차기대표 조사서 압도적 1위…與 지지층에선 열세 뚜렷

박기범 기자 2022. 12.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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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여론조사 3개 모두 1위…지지층에선 한계 드러내
100만 당원·청년 비율 늘어 "당심 모른다"…친윤 교통정리도 변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경상대 합동강의실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2022.9.29/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비윤(비윤석열)계 대표적인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면서다. 다만, 당 지지층으로 조사대상을 한정하면 열세다. 경선 룰을 놓고 당내 주자 간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이유로 해석된다.

'당원 100%' 전대룰이 논의되는 가운데 룰 변경에 따라 유 전 의원의 행보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이번 주 발표된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사가 지난 12~14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유 전 의원은 27%를 기록하며 안철수(7%), 나경원(5%), 김기현·주호영·황교안(3%) 등에 큰 차이로 앞섰다.

여론조사 업체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지난 13~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유 전 의원은 37.5%로, 안철수(10.2%), 나경원 (9.3%) 등을 압도했다.

그 뒤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7.3%), 한동훈 법무부 장관(6.9%), 김기현 의원(5.3%), 권성동 의원(2.5%), 황교안 전 대표(2.3%), 권영세 통일부 장관(1.1%), 조경태 의원(0.6%), 윤상현 의원(0.3%) 순으로 조사됐다.

유 전 의원은 세 건의 여론조사에서 주요 당권 주자를 2~4배에 가까운 큰 격차로 따돌리며 압도적인 우위를 기록했다. 특히 당권 주자 가운데 유일한 비윤계 인사인 유 전 의원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 표를 모두 합한 것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앞서는 수치를 보이면서 경쟁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해당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여권 지지층으로부터는 큰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지표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안철수 13%, 나경원 11%, 유승민 10%, 김기현 7%, 주호영 6%, 황교안 5%, 윤상현 4% 순으로 조사됐다.

미디어토마토의 경우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나경원 부위원장이 18%로 1위를 차지했고, 한동훈(16%), 원희룡(14.2%), 안철수(13.6%), 김기현(11%) 순으로 조사됐다. 유 전 의원은 8.7%로 그 뒤를 이었다.

유 전 의원이 일반 여론조사와 지지층에서 극명하게 엇갈린 지지율을 기록하는 배경에는 그의 정치적 행보와 관련이 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과 갈등을 빚으면서 당원들로부터 미움을 산 것을 극복하지 못한 데다 최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 역시 지지층에서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지 못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당내에서 '당심 100%' 경선이 가시화되는 것은 유 전 의원 향후 행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 중이지만, 유권자가 당원으로 제한될 경우 당권 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경선룰 개정이 나오는 것을 두고 '유승민 견제용'이란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윤계 인사들은 경선룰 변경에 반대하며 '친윤계의 유승민 포비아(공포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경선룰이 변경되더라도 지금과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표심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란 분석도 있다. 지난 전대 당시 27~28만명 수준이던 당원이 최근 80만에 육박하고 전대 시점에는 100만명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당심이 다양하게 표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친윤계와 갈등을 빚은 이준석 전 대표가 당원 가입을 독려했고, 20~40대 청년 당원 비율이 30%를 넘어선 점도 당심의 향방을 가늠하기 힘든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전대 당시 책임당원 투표에서, 당심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던 나경원 전 의원(40.9%)이 이준석 전 대표(37.4%)에 큰 차이로 앞서지 못한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친윤계 후보의 교통정리도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당권 주자 가운데 유 전 의원을 제외한 다른 주자들은 대부분 자타가 공인하는 친윤계 후보로 꼽힌다. 친윤 후보 간 표분산 효과가 발생하면 유 전 대표에게 유리한 구도가 마련될 수 있다.

유 전 대표는 최근 전대에 대해 날 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 당원들을 향해 "총선을 이기고 싶으면 '유승민을 선택하십시오'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당심을 겨냥했고, 15일에는 "좀 쪼잔하고 구질구질하지 않나. 화끈하게 10대 0으로 하든지"라고 전대룰 개정 움직임을 비꼬기도 했다.

전날(16일)에는 윤 대통령이 사석에서 '당원투표 100%가 낫지 않나'라고 발언했다는 언론보도를 두고 "윤 대통령에게 엄중하게 말씀드린다. 경선개입은 심각한 불법"이라고 윤 대통령과 날을 세우기도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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