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이 만든 4·3 영화..."기억하고, 계승할게요"

허은진 2022. 12. 1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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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4.3 당시 군인들의 무차별한 학살로 수백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던 북촌마을 사건이 고등학생들에 의해 단편 영화로 제작됐습니다.

학생들 스스로 제주의 슬픈 기억을 보듬고 알리기 위해 6개월을 고군분투하며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KCTV 제주방송 허은진 기자가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기자]

손이 묶인 채 어딘가로 끌려가는 사람들.

두려운 상황에 보이지 않는 가족이 걱정입니다.

"우리 준구는 어디 갔지?" "괜찮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 준구라도 살아야 할 텐데" "잘 있을 거예요. 어머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내 총성이 울리고 돌담 뒤에서 숨죽여 지켜보던 아이는 뛰쳐나와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냅니다.

"엄마, 형…일어나 봐…."

4·3 사건 당시 수백 명의 주민이 희생된 북촌마을 사건을 소재로 서귀포고 학생들이 만든 단편 영화 '동백만이 남았네-너븐숭이'의 한 장면입니다.

학생들에게 4·3과 관련한 자료 분석과 시나리오 작성, 촬영, 편집 등 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의 모든 과정은 동아리 활동 이상의 의미가 됐습니다.

[김지성 / 시나리오팀장·서귀포고 1학년생 : (시나리오를 쓰면서) 4·3 뉴스 기사들을 찾아봤는데 그 뉴스 기사들 사이에서도 충돌하는 부분이 꽤 있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더 넓게 찾아보고….]

[김윤준 / 주인공 '부준구'역·서귀포고 1학년생 : 4·3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4·3에 관련된 책들을 보면서 4·3을 알고 나니까 내가 몰랐던 이렇게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었고….]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17분의 단편 영화에는 단순히 북촌 사건의 비극뿐 아니라 50년의 시간이 흐른 뒤 생존자들의 명예 졸업장 수여 모습 등 명예회복을 통한 희망과 밝은 미래를 향한 메시지를 담아냈습니다.

또 4.3을 더욱 알리기 위해 학생들 스스로 영어 자막 버전을 제작해 동영상 플랫폼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한지건 / 동아리부장·서귀포고 1학년생 : 잘 알려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4·3을 너무 아픔으로만 기억하지 말고 4·3을 어떻게 계승하는지에 대한 느낌도 필요할 것 같아서 이번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픔이 아니라 조금 더 좋은 방안으로 나아갈 수 있는 4·3에 대해서 알리고 싶었습니다.]

학생들이 그동안 단순히 배우기만 했던 내용을 직접 영화로 제작하며 제주 4.3의 역사와 정신을 알리는데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KCTV 뉴스 허은진입니다.

YTN 허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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