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상대 스마트폰 사기 개통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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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대리점에서는 '사용하던 휴대폰을 팔아주겠다'며 지속적으로 연락했고, 결국 7개의 휴대폰을 개통한 A씨는 한 달에만 700만원의 통신 요금을 내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김남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임상교수는 지난 13일 강 의원실 등이 개최한 '발달장애인 스마트폰 사기 개통 근절을 위한 법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민법상 사기·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으나, 통신서비스 계약 과정에서는 형식적인 동의 관련 서류를 갖춘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 경우 판매자의 기망·강요 등을 입증해 계약을 취소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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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 장애인소비자피해상담센터에 접수된 장애인 스마트폰 개통 피해 사례는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약 102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T·SKT·LG U+ 등 통신 3사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자신 명의로 3대 이상의 휴대폰을 개통한 장애인은 60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관련법상 '장애인 상대 통신 개통 사기'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기통신사업법 50조는 이용자에게 전기통신서비스의 중요한 사항을 설명, 고지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설명·고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계약 과정에서 형식적인 설명·고지가 이뤄지는 탓에 법적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다.
김남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임상교수는 지난 13일 강 의원실 등이 개최한 '발달장애인 스마트폰 사기 개통 근절을 위한 법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민법상 사기·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으나, 통신서비스 계약 과정에서는 형식적인 동의 관련 서류를 갖춘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 경우 판매자의 기망·강요 등을 입증해 계약을 취소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관련 피해를 막기 위해 한 통신사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장애인 신규 개통 시 보호자 동승 지침'은 인권침해 논란으로도 번졌다.
장애인이 휴대전화나 인터넷을 새로 개통할 경우 반드시 보호자와 동승해야 한다는 지침인데, 장애인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지침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결국 통신사는 해당 지침을 철회했다. 한국피플퍼스트 등 장애인 단체는 △발달장애인 통신 서비스 가입 가이드라인 마련 △이해하기 쉬운 설명서·계약서 제작 △장애 인권 교육 등을 요구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현철 피플퍼스트 서울센터 소장은 토론을 통해 "발달장애인들은 스마트폰 개통 내용이나 방법 등을 잘 알지 못해 사기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 사기에 취약한 장애인 보호를 위해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가 발표한 '발달장애인 휴대폰 관련 피해방지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제언'을 보면, 영국과 호주 등 해외에서는 계약 당사자 간 불균형, 불균형한 격차를 이용해 비양심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이 같은 '비양심적 거래 행위'를 무효로 보는 법안이 마련돼있다. 지난해 호주 최대 전기통신기업 텔스트라(Telstra)에 호주 원주민을 상대로 휴대폰을 개통 계약을 체결하면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약 440억 가량의 벌금을 부과받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강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내년 1월께 관련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강 의원은 "스마트폰 개통 사기는 장애인의 자기 결정권과 취약성을 악용한 명백한 착취이자 고도화된 경제적 학대"라며 "통신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이용자를 보호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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