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식음료품 점자표기…"싫어하는 음료도 마실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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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품 용기에 점자 표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음료업체 B사 관계자는 "캔의 경우에는 음각으로 표현하기가 쉬운 반면 (제품 포장이)비닐로 된 경우에는 점자 표기가 쉽지는 않다"며 "비닐의 경우에는 음각(점자) 외에도 QR 코드 등 시각장애인 분들이 활용하실 수 있는 여러 방안들로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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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중요한 제품명은 점자 표기 안 돼…유명무실 지적돼
"시각장애인 혼자서 뭔가를 선택할 수 없다는 의미"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식음료품 용기에 점자 표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음료와 컵라면, 우유 321개 제품 중 121개에만 점자 표기가 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구체적 제품명 없이 브랜드명만을 기입하거나 '맥주', '음료', '탄산' 등 종류만 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경우 시각장애인들이 제품을 구별하기가 어려워 점자 표기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에 비치된 음료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음료 13종에는 점자 표기가 모두 '음료'로, 맥주 10종 중 9종에는 모두 '맥주'로 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품명이 별도로 표기된 것은 B사 맥주 하나였다.
C사의 콜라와 D사의 밀크티는 용기 상단의 점자표기가 모두 '음료'로 기재돼있을 뿐 별도의 표기는 없었다.
시각장애인이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연구원인 홍서준 씨는 "정확한 제품명이 써있지 않다는 것은 시각장애인 혼자서 뭔가를 선택할 권리가 없다는 의미"라며 "구매 단계의 제품 선택을 비롯해 집에서 음료를 마실 때도 싫어하는 음료도 마실 수밖에 없는 일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홍씨는 "업체 측에 꾸준히 얘기를 해왔지만 (점자를 표기할)공간이 부족하다든가 제작 공정 상 문제가 있어 실현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주류 판매업체 A사 관계자는 대다수 제품명이 표기되지 않은 점에 대해 "(표기된 제품은)자음 모음이 4개로 적다. 점자 표기할 수 있는 캔의 한계도 있어서 해당 제품에만 적용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표기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점자 표기에 있어서)따로 규정이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캔이 아닌 페트(PET), 비닐에 담긴 음료는 대다수의 제품이 점자 표기가 삽입돼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약품에 점자표기를 의무화하는 약사법 개정안은 지난해 국회를 통과해 오는 2024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식료품 내 점자 표기에 대한 현행법 내 의무 조항은 아직 마련돼있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7월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 등에 점자 및 음성·수어영상변환용 코드 등을 표기하도록 하는 '식품 등 표시·광고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에 계류 중이다.
현장에서는 일부 포장 용기는 재질의 특성 상 점자 표기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식음료업체 B사 관계자는 "캔의 경우에는 음각으로 표현하기가 쉬운 반면 (제품 포장이)비닐로 된 경우에는 점자 표기가 쉽지는 않다"며 "비닐의 경우에는 음각(점자) 외에도 QR 코드 등 시각장애인 분들이 활용하실 수 있는 여러 방안들로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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