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웃겨드립니다…유쾌·통쾌한 연극 '스카팽'

조재현 기자 2022. 12. 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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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의 연극 '스카팽'은 관객을 웃긴다.

재치 넘치는 대사에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작정이라도 한 듯 관객의 웃음보를 쥐고 흔든다.

이 과정에서 스카팽은 어리숙한 지배계층의 탐욕과 편견을 조롱한다.

감히 상류층 어르신을 골탕 먹인 죄를 지은 스카팽 또한 용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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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400주년 맞은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 희극 원작[리뷰]
맛깔나는 오늘날 사회 풍자…쉼 없는 웃음 유발
연극 '스카팽' (국립극단 제공)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국립극단의 연극 '스카팽'은 관객을 웃긴다. 재치 넘치는 대사에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작정이라도 한 듯 관객의 웃음보를 쥐고 흔든다. 쉬는 시간 없이 120분간 이어지는 공연에도 화장실 따윈 생각나지 않는 이유다.

올해 탄생 400주년을 맞은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극작가 몰리에르(1622~1673)의 희극 '스카팽의 간계'가 원작이다. 상류층 집안의 익살스러운 하인 '스카팽'은 서로 다른 여인을 사랑하는 부잣집의 두 도련님 '옥따브', '레앙드르'가 정략결혼에서 벗어나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스카팽은 어리숙한 지배계층의 탐욕과 편견을 조롱한다.

2019년 초연과 이듬해 재연을 거치는 동안 '믿고 보는 연극'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올해도 관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특유의 유쾌함은 더욱 빛을 발한다. 스카팽이 꾀를 내 두 도련님의 부모인 '아르강뜨', '제롱뜨'를 속이며 요절복통 해프닝이 일어난다.

연극 '스카팽' (국립극단 제공)

출생의 비밀로 시청자를 붙잡는 한국식 막장 드라마의 결말이 언뜻 스치지만, 결론은 모두가 해피엔딩이다. 감히 상류층 어르신을 골탕 먹인 죄를 지은 스카팽 또한 용서를 받는다.

뼈 있는 농담도 자주 오간다. 임도완 연출은 실제 배우들의 대사 속에 '땅콩 회항'은 물론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후쿠시마 농수산물 수입', '검찰 출신 인사의 정관계 진출' 등 사회 이슈를 넣어 현 세태를 꼬집기도 한다. 젊은 관객들도 살뜰히 챙겼다. '유퀴즈~', '깐부', 장기하의 노래 '부럽지가 않어' 등 유행어를 활용해 몰입도를 높였다.

연극 '스카팽' (국립극단 제공)

원작에 없는 등장인물 '작가 몰리에르'가 해설자 역할로 무대에 오르는 것도 볼거리다.

몰리에르 역은 극에 수시로 개입하며 배우들과 소통한다. 첫 등장부터 대사를 잊은 배우에게 대사를 알려주는 식이다. 어수선한 상황이면 여지없이 등장해 '연결해~'라고 외치며 극을 이끌기도 한다. 프랑스인에겐 '영국의 셰익스피어'와 같은 위상을 가졌지만,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몰리에르를 알리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연극이지만 무대 위 펼쳐지는 라이브 연주로 극은 한층 더 풍성해진다.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이달 25일까지.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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