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연장 군중 밀집 사고로 3명 중상…"가수 공연 보려고 문 밀쳐"
영국 런던 한 인기 가수 공연장에서 입구로 인파가 몰리며 3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났습니다.
현지시간 16일 영국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밤 런던 남부에 있는 브릭스턴 O2 아카데미 공연장에서 수백 명이 닫힌 입구 문으로 몰리며 3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당초 4명이었던 중상자는 1명 줄었습니다.
경찰과 구급대원 등은 밤 9시35분쯤 많은 사람이 공연장 건물에 억지로 들어가려고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공연장 앞부터 도로까지 인파로 가득 차고 사람들이 소리 지르고 힘겨워하는 영상들이 있습니다.
나이지리아 아프로팝 가수 아사케가 무대에 오르고 약 10분 뒤 공연은 취소됐습니다.
아사케는 공연장 밖 상황 때문이라고 말했고 이어 다른 관계자가 "3천 명이 몰려 문이 부서졌고 경찰이 안전 문제 때문에 공연을 취소하라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약 5천석 규모 공연장에서 사흘간 열린 아사케의 공연은 9월에 입장권이 판매 몇 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였고 이날이 마지막 공연이었습니다.
BBC가 소셜미디어 영상 등을 분석한 데 따르면 경찰이 온 뒤 군중이 밀치는 힘에 결국 문이 열렸고 수십 명이 공연장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습니다.
건물 안에선 폭력 등 대혼란이 벌어졌습니다.
의식 없이 누운 사람들의 가슴을 누르며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이 보이고 경찰이 한 여성을 밖으로 밀어버리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사고 다음 날 현장엔 입구 문 유리가 바닥에 깨져 흩어져 있고 철제 난간이 보도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아직 통제선이 있고 경찰도 많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BBC는 한 피해 여성이 "숨을 쉴 수 없었고 완전히 기절했다. 죽는 줄 알았다"며 "마지막 숨을 쉬고는 산소가 더 없었다.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피해 여성은 "입장권을 내려고 줄 서 있었는데 사람들이 미친 듯이 밀어서 넘어졌다"며 "사람들이 내 머리와 온몸을 밟았고 10명 이상이 내 위에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남성이 자신을 끌어냈고 정신을 차렸을 땐 구급차에 타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내부출혈 의심으로 병원에 실려 갔는데 다행히 골절도 없고 괜찮다"고도 말했습니다.
BBC는 해당 여성이 무릎이 까지고 눈에 멍이 들었으며 병원에서 퇴원했다고 전했습니다.
14살 딸과 함께 온 50대 남성 아킨 오루와레이무씨는 "여성 두 명이 기절해서 높이 들려 나갔고 사람들이 많이 밀치면서 다쳤다"고 말했습니다.
20대 여성 제이 테일러씨는 입장권이 없는 소수의 팬이 억지로 들어가려고 했다면서 "사람들이 다른 사람 위를 말 그대로 뛰었고 경찰한테까지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언론인인 제이슨 오쿤다예는 공연장 측에서 아무 안내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날씨도 춥고 너무 위험한 상황이어서 집으로 돌아갔다고 말했습니다.
오쿤다예는 사고 원인 중 하나로 공격적인 경찰견도 언급했습니다.
영상에 개들이 보였지만 경찰은 경찰견은 현장 대응에 투입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습니다.
경찰은 긴급 수사에 착수했으며 사건 경위 등을 철저히 따지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1명이 경찰관 공격 혐의로 체포됐으며 경찰관 한 명이 시민을 민 사건도 조사 중이라고 했습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이날 아침 트위터에 "런던에서 밤을 즐기려던 젊은 시민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 가슴이 아프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정보가 있으면 경찰에 알려달라고 촉구하면서 "가족들과 지역 사회가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가수 아사케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성명을 통해 "전날 밤 다치고 어떤 형태든 불편을 겪은 이들에게 마음을 보낸다. 빨리 낫기를 기도한다"고 했습니다.
해당 지역구 노동당 의원은 "티케팅과 보안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며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결론을 내버리거나 누구도 탓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현영 기자lee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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