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현 "삶을 닮은 소설… 오늘 못 쓰면 내일, 그렇게 꾸준히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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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문학 첨단의 감수성에 수여해 온 한국일보문학상이 55번째 주인공을 찾습니다.
제55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인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을 쓴 송지현 작가는 16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연세세브란스 빌딩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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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문학 첨단의 감수성에 수여해 온 한국일보문학상이 55번째 주인공을 찾습니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작품은 10편. 심사위원들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본심에 오른 작품을 2편씩 소개합니다(작가 이름 가나다순). 수상작은 본심을 거쳐 11월 하순 발표합니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살아간다는 행위 자체가 아닌가 합니다. 중요했지만 금세 잊고, 잊었지만 중요해지는 순간들. 늘 오늘인 순간들. 소설을 쓰는 일은 삶을 살아가는 일과 정말 닮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글도 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쩔 땐 잘 쓸 수도 있을 거라고. 그러니 앞으로도 꾸준히 해보겠습니다. 오늘 못 쓴 글은 내일 쓰고, 내일 쓴 글은 모레 또 고쳐 가면서 쓰겠습니다.”
제55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인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을 쓴 송지현 작가는 16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연세세브란스 빌딩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소설집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은 정상가족 신화에서 벗어난 가족, 생애주기 이데올로기와 불화하는 청년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은 이 소설에 대해 “특유의 담백하고 위트 넘치는 어조로 빈곤과 불안을 다루고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서사적 유연성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날 송 작가는 이번 수상이 마치 “미래를 확실하고 선명하게 말해주는 좋은 점괘”처럼 느껴진다며 기쁨을 전했다. “글을 쓰는 것보다 힘든 일은 없었다”면서 좌절하던 자신을 “무심히 방치한” 친구들에게, 그만 쓰겠다고 하는 자신에게 "술을 사주신" 문학계 선생님들께 감사를 표했다.
심사위원으로 시상식에 참석한 하성란 소설가는 "성기다면 성기고, 여유롭다면 여유로운 송지현 소설의 서사"를 높이 평가했다. "구멍이 뚫린 스웨터 구멍으로 찬 바람이 들어오지 않고 공기층이 생겨 따뜻함을 선물한다"면서 "그 아이러니를 이해한 여유와 낙관, 약간의 위트와 은유 앞에서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속) 이야기들로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날 축사는 소설가 송지현의 시작을 함께 한 동료인 강화길·박상영 작가가 맡았다. 강 작가는 송지현 작가의 소설 안에 담긴 "누군가를 순식간에 부드럽게 만드는 목소리, 무거운 공기를 가볍게 만드는 농담, 그 목소리가 앞으로 더 멀리멀리 퍼지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박 작가는 "우울하고 울적한 마음이 설명되지 못한 진득한 슬픔으로 찾아올 때 송지현 소설은 쌍화탕처럼 위로를 건넸다"며 "씁쓸하고 뜨뜻한데 먹고 나서 땀 같은 눈물을 흘리고 나면 이상하게 좀 살아볼 만한 그런 위로”라며 송지현 소설의 매력을 유머러스하게 전했다.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은 송 작가에게 상금 2,000만 원과 상패를 전달했다. 시상식에는 윤성희 민병훈 김유담 소설가, 강동호 박혜진 오은교 문학평론가, 박소란 시인, 문학동네 염현숙 김소영 대표, 이현자 편집국장, 김내리 편집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일보사가 제정하고 GS가 후원하는 한국일보문학상은 1968년 제정돼 올해로 55회를 맞았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출판된 소설·소설집 중에서 수상작을 뽑았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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