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거리는 펫보험 시장... '세 가지 관문' 넘을 수 있을까

강유빈 2022. 12. 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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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려동물보험(펫보험)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손해보험회사가 펫보험 가입자들로부터 받은 원수보험료는 216억9,400만 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신용정보원 집계 결과 올해 펫보험 신규가입 건수는 1분기 6,729건→2분기 7,039건→3분기 8,815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전체 반려동물 양육인구를 720만 명으로 계산했을 때 펫보험 가입률은 0.8%로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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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보험 원수보험료 3년 사이 14배 급증
①표준수가 ②동물등록 ③청구 간소화 숙제
9일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서울펫쇼'에서 한 보호자가 판매되는 반려동물 옷을 보고 있다. 뉴시스

국내 반려동물보험(펫보험)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고, 이에 따른 의료 부담도 커지면서다. 정부 역시 ‘펫보험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내걸고 제도 지원에 나섰지만, 대중화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펫보험 시장 14배 성장에도 가입률 0%대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손해보험회사가 펫보험 가입자들로부터 받은 원수보험료는 216억9,400만 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8년 15억4,700만 원에서 3년 사이 14배나 급증한 것이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신용정보원 집계 결과 올해 펫보험 신규가입 건수는 1분기 6,729건→2분기 7,039건→3분기 8,815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10월 말 기준 유효 반려동물 보험계약 건수는 약 6만1,000건, 가입자 수는 5만5,000명에 달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장 자체는 크지 않다. 전체 반려동물 양육인구를 720만 명으로 계산했을 때 펫보험 가입률은 0.8%로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스웨덴(40%), 영국(25%), 일본(6%) 등 타 선진국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연맹 조사에서 반려인 응답자 82.9%가 “동물병원 진료비가 부담된다”고 답한 점에 비춰 봐도 매우 저조하다. 아직 상품 개발 자체가 활성화되지 않아 펫보험 자체를 잘 모르는 소비자가 많고, 보험료 대비 보장 범위와 한도도 제한적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들쑥날쑥 병원비·미흡한 등록제 부담

업계에서 지적하는 펫보험 개발 장애물은 크게 세 가지다. ①일단 진료항목과 진료비가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동물병원마다 진료비 결정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보험사 입장에선 합리적인 보험료와 보상 한도를 정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같은 진료를 받아도 병원마다, 지역마다 비용이 천차만별”이라며 “표준수가나 진료비 공시제 등이 안착되기 전까지는 시장 확대를 추진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낮은 동물등록률도 문제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동물이 보험금을 신청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동물등록제는 반려견에 대해서만 의무적으로 실시되는데 지난해까지 등록률이 38.5%에 그쳤다. 반려묘 등록은 시범사업 단계고, 다른 동물은 관리 제도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이외 과잉진료 방지를 위해 진료부 발급을 의무화하고, 보험금 청구 시스템을 간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펫보험 활성화’는 국정과제 사안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제도 개선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 전국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을 조사해 지역별로 공개하고, 2024년까지 진료항목도 표준화해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기존 보험사도 펫보험 등 특화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데 이어 상품 개발 지원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질병별로 치료비 한도를 두는 준정액상품 등 현 제약조건 하에서 펫보험을 활성화할 수 있는 상품 구조에 대한 아이디어를 업계와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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