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동백꽃 필 무렵

오종찬 기자 2022. 12. 17.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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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 기자의 Oh!컷]
[Oh!컷] 전남 신안군 암태도 기동삼거리 벽화 위에 동백꽃이 활짝 피었다. 길을 지나던 동네 주민이 카메라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겨울의 꽃’이 피기 시작하자 전남 신안군 암태도 기동삼거리에 있는 벽화가 드디어 완성됐다. 담벼락 위의 애기동백꽃이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기는 1년 중 동백꽃이 개화하는 이때뿐이다. 길가에 서서 아들이 탄 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배웅하던 노인은 카메라를 발견하고는 환하게 웃으며 반갑게 손을 흔들어 줬다.

지난해 신안의 보라색 ‘퍼플섬’이 유엔세계관광기구에서 세계 최우수 관광 마을로 선정될 만큼 주목받는 데는 주민들의 역할이 컸다. 보라색으로 섬을 꾸미자는 군청의 제안에 처음엔 난색을 표하던 노인들은 섬으로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하자 마음을 바꿨다. 먼 곳까지 찾아와준 사람들이 반가워서 정성을 다해 맞아줬다고 한다. 사람이 그리웠던 거다. 아들을 배웅하며 애틋한 표정을 짓다가도 동네에 찾아와준 손님을 보며 반갑게 손 흔들어 주던 노인처럼. 낯선 곳을 친숙하게 만드는 것도, 쓸쓸해진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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