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은의 첫 단편집 ‘진짜 마음’을 만나다
이영관 기자 2022. 12. 17. 03:03
되겠다는 마음
오성은 지음 | 244쪽 | 은행나무 | 1만4000원
단편 ‘창고와 라디오’ 속 아내는 어느 날 창고가 되겠다고 말한다. 어떤 사물이 되겠다는 선언이 유행처럼 퍼지는 때다. 그러나 라디오 작가인 화자는 아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둘 사이의 벽은 커져만 간다. 며칠 뒤 아내는 사라진다. 화자는 아내를 찾아 그의 고향 집으로 내려간다. 그곳의 창고 쪽에서 익숙한 목소리를 듣는다. 미래의 아내다. 왜 창고가 되려는지에 대한 답은 못 듣는다. 다만, 화자는 아내가 즐겨 듣는 라디오가 되겠다고 선언한다.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2018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내면의 슬픔을 응시한 단편 8개를 묶었다. 30년을 동고동락한 배를 고철 업체에 폐기하려는 선장(‘고, 어해’), 떠난 이들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사람들(‘무명의 사람들’)의 이야기 등이다. 원하는 걸 이루는 해피 엔딩은 아니다. 그러나 부재의 상태에서 자신의 ‘진짜 마음’을 마주하는 순간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선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서울·강원 등 주소지 거듭 옮기며 병역 기피한 30대 男...실형 선고
- “교도소도 이 방보다 넓겠다”... 월세 20만원 서울 원룸, 어떻길래
- 오세훈·손흥민 연속 골... 쿠웨이트전 2-0 앞서
- 차선 위반 차량 노려 사고낸 뒤, 억대 보험금 타낸 53명 무더기 검거
- 김숙 “한가인 결혼식 가서 축의금 5만원 냈다”...사과한 이유는
- 김도영, 2홈런 5타점... 한국 쿠바 잡고 4강 불씨 되살렸다
- 日 ‘다카라즈카’ 음악학교, 여학생 뽑을 때 외모 안 따진다
- 강원 춘천 아파트, 지하실 침수로 정전...720세대 불편
- 손흥민 130번째 A매치 출격... 쿠웨이트전 베스트11 발표
- ‘정년이’ 신드롬에 여성 국극 뜬다… 여든의 배우도 다시 무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