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에도 무고죄가? 세계의 질서를 세운 法
정상혁 기자 2022. 12. 17. 03:02
법, 문명의 지도
퍼난다 피리 지음ㅣ이영호 옮김ㅣ아르테ㅣ640쪽ㅣ4만원
기원전 2112년 메소포타미아의 새로운 지배자 우르남무는 공표했다. “나는 고아를 부자에게 넘겨주지 않았다. 나는 과부를 용사에게 넘겨주지 않았다. 나는 1세겔 가진 사람을 1미나(60세겔) 가진 사람에게 넘겨주지 않았다….” 점토판에 기록된 이 설형문자가 바로 고고학자들이 발견한 세계 최초의 법이다. 법률은 정교한 진화를 거듭했다. 중국 송나라 초기만 해도 누구든 형사고소할 수 있었다. 부당한 소가 남발하면서 앙심에 의한 무고(誣告)는 동일한 범죄 형량으로 처벌받았다.
부제처럼 ‘세계의 질서를 만든 4000년 법의 역사’가 담긴 책이다. 옥스퍼드대학 법인류학 교수인 저자는 아시아·아프리카·유럽·중동 전역의 법체계 흥망성쇠를 통해 인류 문명을 돌아본다. “로마 시민들은 법이 약속한 정의를 보장하는 정치 제도를 세우기 위해 수십년간 투쟁해야 했으며, 유스티니아누스가 법전을 편찬할 때까지 그런 정치적 권리는 상실돼 있었다…. 법원은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법은 공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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