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선의 뇌가 즐거워지는 과학] 외로움, 담배 15개비 피우는 것만큼 해로워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두 가지는 아마도 음식과 운동일 것이다. 좋은 식습관과 적당한 운동량이 건강하게 나이 드는 데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수없이 많은 의사, 건강 상담사, 헬스 트레이너, 다이어트 코치 등이 해온 말. 그런데 최신 연구들은 이보다도 훨씬 중요한 한 가지가 있음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바로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다.
미국의 ‘국가 주치의’라 불리며 제19대 공중보건위생국장직을 지낸 비벡 H. 머시 박사는 ‘우리는 다시 연결되어야 한다’(한국경제신문)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연결’의 중요성을 다양한 데이터와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강조한다. 2014년에 취임한 그는 비만, 흡연, 암, 정신 건강, 마약중독, 감염병 예방 등과 같은 국가의 건강 문제를 대비하고 해결하느라 동분서주하다 한 가지 사실을 주목하게 된다. 모든 문제에서 반복적으로 ‘외로움’이 등장한다는 것. 외로움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질병의 결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언제나 상황을 악화시켰다. 머시는 외로움이 하루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이나 해롭다고 말한다.
우리는 지구상에 살았던 그 어느 존재보다 실시간으로 많은 연결을 경험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외롭다. 흥미롭게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더 많은 관계를 맺는 사람들은 그러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서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2배 이상 높고 더 외롭다고 느낀다. 사람들은 다양한 가면을 쓰고 온라인에서 자신을 연출하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스스로 감정을 읽어내고 인정하기를 점차 잊어간다. 이것이 우울감과 외로움을 키운다.
가면을 벗고 타인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고 돕는 행위는 뇌를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시킨다. 뇌에서 스트레스와 불안, 위협을 다루는 영역의 활동을 감소시키고, 보살핌, 보상과 관련된 영역의 활동을 증가시킨다. 머시 박사는 세계 각국에 존재하는 집단 간 불신과 분열, 단절을 언급하며 외로운 세상에서 인간관계가 갖는 본질적인 치유의 힘을 강조한다. 그는 바로 지금이 연결된 삶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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