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추락한 현무-2C, 자세 조정 핵심장비 오류”

“자이로스코프 결함은 이례적, 전수 조사… 안전장치 장착할것”

10월 초 북한 미사일 도발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현무-2C 탄도미사일의 낙탄 사고는 미사일 유도조종부의 주요 장비인 ‘자이로스코프’의 오작동으로 추정된다고 군이 밝혔다.

16일 국방부와 합참,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이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 당시 현무-2C 내부의 자이로스코프가 계측해 구동부(날개·노즐 조종기관)로 전달한 비행 정보에서 나타난 오류가 낙탄 원인이 됐을 것으로 분석됐다.

자이로스코프는 미사일의 위치와 속도, 자세 등을 측정하는 장비(센서)로 가속도계와 함께 관성항법장치(INS)를 구성한다. INS가 파악한 비행 정보를 토대로 조종 명령을 계산하는 유도조종장치를 합쳐서 미사일의 유도조종부라고 부른다.

조사에 참여한 군 관계자는 “다양한 고장 유형을 상정한 뒤 각각의 고장 시 미사일의 비행 궤적을 분석하기 위해 3만 회가 넘는 시뮬레이션을 했다”면서 “그 결과 해당 미사일의 자이로스코프 오작동 데이터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현무-2C가 발사 직후 발사 방향과 정반대로 비행하다 30여 초 만에 영내 골프장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자이로스코프 안에도 많은 전자 부품이 있어서 정확히 어디가 고장 난 것인지는 모른다”며 “자이로스코프의 결함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군은 내년 3월까지 현무-2C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비행안전장치를 개발해 현무-2C에 장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사일이 발사 후 오작동으로 의도한 궤적에서 벗어날 경우 탄두부가 자동 분리되도록 해 멀리 날아가지 않고, 최대한 가까운 곳에 떨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