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위기를 기회로! 세 친구의 통쾌한 복수극

김재희 기자 2022. 12. 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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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년)에서 얄밉지만 사랑스럽던 에밀리를 기억하는가.

그는 잡지사 '런웨이'의 악마 같은 편집장 미란다의 오른팔이자, 실수투성이 신참 앤디와 경쟁하면서도 은근히 챙겨주는 '츤데레'였다.

'런웨이'에서 커리어의 정점을 찍고 퇴사한 뒤 유명인사들의 위기관리 전문가가 된 에밀리를 중심으로 30대 후반에 접어든 친구 미리엄과 카롤리나가 일과 육아, 남편 또는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겪는 고충을 함께 고민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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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당신에게 룰루레몬을 주거든/로런 와이스버거 지음/이은선 옮김/456쪽·1만6500원·문학동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년)에서 얄밉지만 사랑스럽던 에밀리를 기억하는가. 그는 잡지사 ‘런웨이’의 악마 같은 편집장 미란다의 오른팔이자, 실수투성이 신참 앤디와 경쟁하면서도 은근히 챙겨주는 ‘츤데레’였다.

미란다에게 혼나고 앤디에게 밀리던 조연 에밀리가 돌아왔다. 영화 원작인 동명 소설의 스핀오프 격인 ‘삶이…’에서 그는 당당히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소설 ‘악마는…’을 통해 미국 칙릿(젊은 여성 독자를 겨냥한 소설)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저자는 이번에도 전형적인 칙릿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런웨이’에서 커리어의 정점을 찍고 퇴사한 뒤 유명인사들의 위기관리 전문가가 된 에밀리를 중심으로 30대 후반에 접어든 친구 미리엄과 카롤리나가 일과 육아, 남편 또는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겪는 고충을 함께 고민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그렸다.

어쩌면 평범한 일상일 수도 있는 이야기가 극적으로 바뀌는 건 카롤리나가 맞닥뜨린 사건 때문이다. 유명 모델이던 그는 전도유망한 상원의원 그레이엄과 10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왔다. 그런데 어느 날 아들 해리와 그의 친구들을 차에 태우고 집에 가던 중, 경찰이 따라오더니 그가 음주운전을 했다고 주장한다. 더욱 황당한 건 남편의 반응. 해명을 듣기는커녕 해리에게 접근하지 말라며 엄포를 놓는다.

카롤리나를 돕기 위해 두 친구가 나선 건 당연한 수순.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보니 그레이엄은 자신의 야망을 위해 전 대통령의 딸인 리건과 내연관계를 맺어 왔다. 이혼 뒤 리건과 재혼하려고 카롤리나에게 억지 누명을 씌우려고 한 것. 에밀리는 미디어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능력을 발휘해 카롤리나를 ‘술 취한 모델’이 아닌 ‘고통받는 엄마’로 만들어 대중의 동정을 이끈다. 미리엄은 변호사로서 그레이엄을 협박할 약점을 찾는다.

결말은 예상대로 해피엔딩. 세 친구는 자신이 원하는 걸 모두 쟁취한다. 주인공들이 행복하니 흐뭇하게 읽는 맛은 좋으나, 우리네 녹록지 않은 현실을 떠올리면 다소 이질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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