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보디가드’냐… ‘메시 찰거머리’냐

김정훈 기자 2022. 12. 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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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UP Qatar2022] 운명의 결승전, 승부 가를 두 조연
아르헨 공격의 핵 지켜주는 데폴… 활동반경 넓혀주려 ‘그림자 호위’
도움 공동선두 프랑스 그리에즈만… 4년 전 메시 괴롭힌 캉테 떠올려
둘은 라리가 ATM 한솥밥 동료
‘아르헨티나의 보디가드. 그의 임무는 리오넬 메시의 움직임을 수월하게 해주는 것.’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 오른 아르헨티나의 미드필더 로드리고 데폴(28)에 관한 기사를 실으면서 헤드라인을 이렇게 뽑았다.

기사에서는 ‘아르헨티나의 보디가드’라고 했지만 축구 팬들 사이에서 데폴은 아르헨티나 대표팀 주장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의 보디가드’로 불린다. 데폴은 경기 때마다 메시가 있는 곳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으면서 상대를 압박한다. 메시가 편히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상대 선수가 메시에게 태클을 하면 바로 달려들어 공을 빼앗아 온다. 데폴은 “메시를 위해서라면 (그라운드 안에서) 죽을 수도 있다”고 얘기했을 정도로 말 그대로 호위무사다. 데폴은 아르헨티나가 준결승전까지 치른 카타르 월드컵 6경기를 기준으로 패스와 전력 질주, 공간 침투, 상대 압박, 뛴 거리에서 모두 팀 내 1위를 기록 중이다.

데폴이 메시를 지키려 한다면 아르헨티나의 결승전 상대 프랑스엔 메시를 지워버리려는 선수가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3도움으로 이 부문 공동 1위인 앙투안 그리에즈만(31)이다. 카타르 월드컵 개막 전 부상으로 프랑스 대표팀에서 낙마한 폴 포그바(29)는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그리에즈만캉테(Griezmannkante)”라고 써 올렸다. 그리에즈만에게서 4년 전 러시아 월드컵 때의 응골로 캉테(31)의 모습이 보인다는 의미다.

두 팀은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맞붙었는데 프랑스가 4-3으로 이겨 8강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캉테는 당시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메시 등 뒤에 붙어다니다시피 했고 각국의 매체들은 “캉테가 메시를 지웠다”고 한목소리로 전했다. 7골이 터지는 난타전이었던 이 경기에서 메시는 골을 넣지 못했다.

캉테 역시 카타르 월드컵 개막 전 부상으로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그리에즈만의 활약이 4년 전 캉테를 보는 듯하다는 게 포그바의 얘기다. 그리에즈만의 포지션은 공격수이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며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의 역할을 한꺼번에 해내고 있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은 “그리에즈만은 공격수 역할만 할 때보다는 골을 많이 넣지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고 말했다. 그리에즈만은 FC바르셀로나에서 뛸 때 메시와 한솥밥을 먹었다.

메시를 지키려는 자와 지워버리려는 자 모두 같은 클럽에서 뛰고 있는 팀 동료다. 데폴과 그리에즈만은 스페인 라리가의 명문 클럽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소속이다. 팀 동료이지만 국가대표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월드컵 무대에서는 적으로 상대해야 한다. 둘의 국가대표팀 등 번호도 같은 7번이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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