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위법도 아니니까"...건설현장 '저가 석탄' 위험

[앵커]

그제(15일) 경기 파주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어난 노동자 가스 중독 사고는 건설 비용을 아끼려고 저가 석탄을 피우다 발생했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이런 사고는 자주 발생하지만 이와 관련한 명확한 규제는 없는 상황입니다.

강민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9년 1월 겨울,

경기 시흥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굳히던 노동자 2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습니다.

지난 1월 경기도 화성에서도 같은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고, 이번 경기 파주에서는 무려 10명이나 가스를 마시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 같은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의 주된 원인은 저가 석탄을 사용하는 데 있습니다.

[공사 현장 관계자(지난 16일) : 그냥 갈탄 땠다고요. 콘크리트 얼지 말라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에 콘크리트를 말리려면 인위적으로 주변 온도를 높여야 합니다.

등유를 이용하는 열풍기를 쓰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인데 국내 건설현장 대부분은 단가가 3배 가까이 저렴한 저가 석탄을 이용합니다.

싼 대신,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위험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건설업 질식 재해의 68%는 콘크리트 작업 중에 발생했습니다.

현장 관계자들은 시공사도 이런 상황을 뻔히 알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박세중 / 민주노총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부장 : 이런 상황을 건설업체가 모르냐고 하면, 다 알고 있습니다. 사고가 계속 나니까요.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이려고 하는 가운데에서 계속 노동자들이, 건설 노동자들이 죽어가지 않습니까.]

건설 현장은 현행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현행법이 명시하는 고체 연료 사용제한 지역에 건설 현장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남궁태 / 전국건설산업노조 경기남부지부장 : 규제를 정확히, 이걸 사용할 때 이런 안전 문제나 이런 걸 분명히 지켜야 한다는 규제가 있다면 그걸 따르겠죠.]

사실상 고용노동부의 단속과 안전 권고 정도가 전부인데, 현장에서는 저가 석탄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