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라는 렌즈’를 통해 바라본 4000년 인류 문명사

이강은 2022. 12. 17.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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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제목은 'The Rule of Laws(법들의 지배)'.

메소포타미아, 중국, 인도, 로마 등 고대 문명사회와 미국, 유럽 등 현대 문명사회, 아프리카와 티베트 등 소규모 부족사회에 이르기까지 4000년 동안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 문화적 맥락에서 세계의 질서를 만든 '법들'의 역사를 다룬다.

1부 '질서의 비전'은 사회 구조에 대한 공통적 비전과 웅장하고 통일된 문명을 구상하는 방편으로서 고대의 법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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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문명의 지도/퍼난다 피리 지음/이영호 옮김/북이십일 아르테/4만원

원래 제목은 ‘The Rule of Laws(법들의 지배)’. 메소포타미아, 중국, 인도, 로마 등 고대 문명사회와 미국, 유럽 등 현대 문명사회, 아프리카와 티베트 등 소규모 부족사회에 이르기까지 4000년 동안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 문화적 맥락에서 세계의 질서를 만든 ‘법들’의 역사를 다룬다. 인류 문명사를 통틀어 인간은 늘 법의 영향 아래 있었음을 실증한다.

법체계의 흥망성쇠를 ‘문명’, ‘제국’, ‘사회’의 맥락에서 다면적으로 탐구한 이 책은 2009∼2018년 수행된 ‘옥스퍼드 리걸리즘(Oxford Legalism)’ 프로젝트 10년의 학문적 성과를 응축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법이 인류 문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소라고 분석하며, 우리가 기존에 법이라고 인식하지 않았던 영역까지도 ‘법이라는 렌즈’를 통해 문명을 조망한다.
퍼난다 피리 지음/이영호 옮김/북이십일 아르테/4만원
책은 유럽의 법, 특히 ‘로마법’을 중심에 두고 인류사를 해석해온 통념에서 벗어나 아프리카와 아시아, 아메리카 전역에서 개발된 다양하고 정교한 법체계를 분석한다. 또 비합리적인 서약과 시죄(피고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시련을 가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유무죄를 판단하는 것)에서부터, 뉴욕 다이아몬드 상인의 불문율, 마피아 조직의 규칙, 티베트고원 라다크의 관습, 정치적 권력을 초월하는 종교법의 세계(힌두교·유대교·이슬람교·불교 등), 교회법과 대별되는 세속법, 그리고 국제법까지 ‘법의 본질’을 통찰하기 위해 법체계의 전방위를 다룬다. 아울러 법체계가 단순한 규칙의 집합이 아니라 사회질서와 문명을 창조하는 방법임을 역설한다.

내용은 크게 3부로 나뉜다. 1부 ‘질서의 비전’은 사회 구조에 대한 공통적 비전과 웅장하고 통일된 문명을 구상하는 방편으로서 고대의 법을 다룬다. 2부 ‘문명의 약속’은 지역적 관습과 주변부의 규율이 법이라는 수단으로 종교적·도덕적 이상과 융합됐던 중세의 법을 톺아본다. 3부 ‘세계의 질서’에선 현대 법체계와 반법률주의 사회들의 양태, 국제법 등을 조명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저자가 천착하는 지점은 결국 ‘법은 누구의 것이 되어야 하는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법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로 귀결된다. 저자는 법의 지배가 보편적이거나 불가피한 것도 아니라면서, ‘권력의 도구’가 분명한 법이 종종 ‘권력에 저항하는 수단’이 되기도 함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책의 마지막에 이렇게 역설한다. “법의 지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는 지난 4000년 동안의 성과다. 그러나 이 기간은 인류 역사에서 짧은 시간이다. 권력을 휘두르는 자들에게 맞서고 도전하는 일이 몇 번이고 나타났지만, 이는 피할 수 없는 것도, 무찌를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승리는 우리에게 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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