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로제타석 발견과 성체자 해독 분투기
옛 언어를 해독하려 할 때 문제점
생소한 언어 옮겨 적는 어려움 등
언어·인문학적 화두 차례로 등장
신의 기록/에드워드 돌닉/이재황 옮김/책과함께/2만5000원
고대 이집트 역사는 경이롭다. 가장 유명하고 오래 지속된 문화다. 절대자 파라오가 통치한 기간은 대략 서기전 3100년부터 클레오파트라가 독사가 든 항아리에 스스로 손을 집어넣는 매혹적 방식으로 죽음을 택한 서기전 30년까지 3000년이 넘는다.
“로제타석의 비밀이 풀리기 이전의 그 오랜 시간 동안 이 문자의 수수께끼는 모든 이집트 방문자의 면전에 고개를 내밀었다. 이집트 유적과 무덤은 매혹적이고 화가 치밀도록 정교한 그림문자로 뒤덮여 있었지만 그 해독 방법은 아무도 몰랐다… 학자들은 성체자가 일상적인 내용이나 목록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했다. 모든 성체자 기록은 우주와 시간의 본질에 관한 명상이었다는 굳건한 믿음을 가진 것이다.”
이러한 믿음은 심지어 뉴턴 이후 ‘과학의 시대’까지도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로제타석이 발견되었고, 그 믿음은 여전히 굳건했다. 로제타석 해독의 첫 실마리를 발견한 두 천재 역시 몇백 년 동안 존속된 ‘신비로운 진실의 문자’라는 선입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끊임없는 연구 끝에 성체자의 낱글자 가운데 어떤 것은 소리를 표현하는 것이었지만, 또 어떤 것은 의미만 표현하는 것이란 사실을 발견한다.
유럽인들이 이러한 성체자의 독특함, 즉 의미와 소리를 섞어 나타내는 언어 체계의 비밀을 파헤치는 데에는 중국 한자가 힌트를 제공한다. 로제타석 해석의 두 주인공은 한자 연구자들이 발표하는 독법을 읽다가 문득 ‘유레카’의 순간을 맞았다. “엄청난 중요성을 지닌 전환이 일어났다… 샹폴리옹은 자신은 물론 다른 누구도 생각지 않았던 것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이집트인들은 먼 나라에서 들어온 이름들뿐 아니라 평범한 이집트 단어들에도 ‘소리 문자’를 사용했던 것이 아닐까.”
고대 언어를 해독하는 과업을 달성한 순간은 더없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린 샹폴리옹은 제왕의 탄생을 기념하는 로제타석의 목적이 담긴 부분을 해독해낸 후 친형을 찾아가 “내가 해냈어”라고 외친 후 기절한다. 이후 샹폴리옹은 로제타석에 적힌 성체어를 읽어내는 것을 시작으로 수천년 동안 닫혀있던 고대 이집트문명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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