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유목정권 ‘호르드’, 어떻게 유라시아를 평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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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 몽골은 세계 최강을 자랑했다.
칭기즈칸과 그 자손의 영도 아래 몽골은 유라시아를 평정했다.
프랑스 낭테르대에서 중세사를 가르치는 마리 파브르 교수가 쓴 '말 위의 개척자, 황금 천막의 제국'은 주치 가문이 세운 유목 정권 '호르드' 역사를 조명한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호르드는 13~14세기 유라시아 상업의 중추이자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장악한, 무역의 달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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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위의 개척자, 황금 천막의 제국/마리 파브로/김석환 옮김/까치/2만5000원
13세기 몽골은 세계 최강을 자랑했다. 칭기즈칸과 그 자손의 영도 아래 몽골은 유라시아를 평정했다. 칭기즈칸의 장자 주치와 그의 아들 바투는 분봉받은 영토를 토대로 또 다른 영토를 개척했다. 오늘날 ‘주치 울루스(금장한국 또는 킵차크한국)’라고 불리는 주치 가문 영지는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타르스탄, 러시아지역까지를 아울렀다. 주치 가문은 이렇게 넓은 지역을 무려 300년 가까이 다스렸다. 다양한 종교와 인종이 뒤섞여 있는 이곳을 그들은 어떻게 다스렸기에 이 같은 장기집권이 가능했던 것일까.
호르드가 엄청난 부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호르드의 사회·정치·경제 체제는 연속과 변화의 산물이었다. 주치 가문 사람들은 통치자였지만, 도시 한 곳에 정주하지 않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유목 생활을 계속했다. 그들은 이슬람으로 개종했지만, 초원의 법과 정신만은 잊지 않았다. 저자는 호르드의 독특한 정치체제, 즉 칸과 지배계층 사이의 복합적인 권력 공유 방식은 유동적, 조직적, 혁신적인 경제 질서를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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