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볼차노서 거리로 내몰린 19세 이집트인, 강추위에 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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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부의 부자 도시 볼차노에서 19세 이집트 남성이 노숙인 쉼터 입소를 거부당한 뒤 영하의 추위 속에서 길거리에서 잠을 자다 동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모스타파 압델라지즈 아부렐라(19)가 지난 9일 새벽 볼차노의 철도 육교 아래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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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북부의 부자 도시 볼차노에서 19세 이집트 남성이 노숙인 쉼터 입소를 거부당한 뒤 영하의 추위 속에서 길거리에서 잠을 자다 동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모스타파 압델라지즈 아부렐라(19)가 지난 9일 새벽 볼차노의 철도 육교 아래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새벽 기온이 최저 영하 5도까지 떨어지는 등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아부렐라는 발견 당시 얇은 담요 한 장만 걸친 상태였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부렐라는 2017년 '발칸 루트'(튀르키예-에게해-그리스-발칸반도)를 통해 프랑스에 도착했다. 프랑스에서 몇 개월간 페인트공으로 일한 그는 최근 볼차노로 향했다.
한 친구는 "아부렐라는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 했고, 무엇보다 이탈리아어에 관심이 많았다"며 "볼차노에서 일자리를 얻어 이집트에 있는 가족을 부양하고, 특히 누나의 결혼자금을 대고 싶어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아부렐라는 볼차노에 도착한 즉시 자원봉사센터를 찾아갔다. 자원봉사센터의 안내를 받아 노숙인 쉼터를 찾아갔지만 빈방이 없다는 이유로 거리로 내몰렸다.
쉼터 입소 대기자만 170명에 달한다는 얘기를 듣고 아부렐라는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볼차노에는 아는 사람이 없었고, 돈이 없던 그에게 선택지는 노숙뿐이었다.
아부렐라는 쉼터에서 받은 담요 한 장을 덮고 육교 아래에서 잠을 청했지만, 다시 깨어나지 못했다. 볼차노에 도착한 지 48시간 만이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소셜미디어(SNS)는 추모와 공분의 메시지로 도배가 됐다. 한 네티즌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에서 19세에 추위로 죽는 것은 정말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분노했다.
아부렐라의 시신은 조만간 본국으로 송환된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이집트 영사관이 비용을 부담했다.
오스트리아와 인접한 볼차노는 최근 이탈리아 전국지 '일 솔레 24 오레'가 선정한 이탈리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순위에서 볼로냐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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