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길까? 해설위원 2명 ‘족집게 베팅’ 대결

송지훈 2022. 12. 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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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국의 진검승부로 치러진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마지막 두 팀의 외나무다리 대결로 좁혀졌다. 19일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다옌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 아르헨티나와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4위)가 FIFA컵(월드컵 우승 트로피)의 주인을 가린다. 아르헨티나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36년 만의 정상 탈환을, 프랑스는 4년 전 러시아 대회에 이은 2연패를 각각 노린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유럽과 남미의 맞대결 구도로 결승전 대진이 만들어진 데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와 ‘황제 후계자’ 킬리안 음바페(24·프랑스)의 간판스타 신·구 대결도 맞물려 축구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치열한 승부를 예고한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의 핵심 관전 포인트를 한준희 KBS 해설위원과 장지현 SBS 해설위원이 요목조목 짚었다. 우승팀으로 한 위원은 프랑스, 장 위원은 아르헨티나를 지목했다.


창의성·테크닉·날카로움…프랑스 모든 면서 한수 위
한준희
프랑스 3대1 승리 예상한 한준희

메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아르헨티나의 응집력과 투쟁심을 인정한다. 리오넬 스칼로니(44) 아르헨티나 감독의 융통성 있는 전술과 용병술도 물이 올랐다. 하지만 선수단 전체의 경쟁력으로 관점을 바꾸면 창의성과 테크닉, 날카로움에서 프랑스가 한 수 위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 정상에 오르며 차곡차곡 쌓은 경험과 자신감도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는 모든 포지션에서 선수들의 수준이 최상급이다. 심지어 공격수 카림 벤제마(35·레알 마드리드)와 미드필더 폴 포그바(29·유벤투스), 크리스토퍼 은쿤쿠(25·라이프치히), 은골로 캉테(31·첼시) 등 핵심 멤버들이 부상으로 빠졌는데도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 디디에 데샹(54) 감독은 벤제마의 대체재로 최전방에 베테랑 올리비에 지루(36·AC밀란)를 중용하는데, 이 또한 공격진의 조직력을 끌어올린 신의 한 수가 됐다.

선수 개개인의 역량을 고려할 때 음바페는 이번 대회 참가 선수 중 단연 최고다. 득점왕과 MVP 1순위다. 대적할 만한 상대는 오직 메시 뿐이다. 여기에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앙투안 그리에즈만(31·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어우러진다. 찬스를 만들어내는 스타일은 다르지만 과거 프랑스의 전성기를 이끈 ‘지주’ 지네딘 지단(50)의 후계자, ‘그리주’의 등장이라 설명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킬리안 음바페
프랑스는 우스만 뎀벨레(25·바르셀로나), 킹슬레 코망(26·바이에른 뮌헨), 테오 에르난데스(25·AC밀란) 등 측면 지역을 흔들 수 있는 카드를 여러 장 보유했다. 뿐만 아니라 라파엘 바란(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다요 우파메카노(24·바이에른 뮌헨), 오렐리앵 추아메니(22·레알 마드리드) 등 1m90㎝ 전후의 장신을 앞세워 제공권에서도 우위에 선다. 측면을 통해 풀어가는 역습, 위험지역 근처에서 시도하는 세트피스 등 다양한 득점 찬스에서 프랑스가 보다 확률 높은 축구를 구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프랑스의 유일한 불안 요인은 이따금씩 실점으로 이어질 만큼 아찔한 실책이 나온다는 점이다. 주전 골키퍼 위고 요리스(36·토트넘)를 비롯해 추아메니·우파메카노·바란 등이 이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아르헨티나의 레안드로 파레데스(28·유벤투스), 로드리고 데폴(28·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이 과격한 성향으로 인해 항상 경고 또는 퇴장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의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는 두 팀 중 어느 쪽도 경기를 주도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는 모두 결승에 오르는 과정에서 이번 대회의 전술적 흐름인 프래그머티즘(실리주의·볼 점유율 등에 연연하지 않고 효율성 높은 축구를 추구하는 방식)을 실천해왔다.

양 팀 중 어느 쪽도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고 공세를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승의 결정적 변수는 선제 골이 될 전망이다. 프랑스가 먼저 골을 넣는다면 3-1 승리 또는 그 이상의 점수 차도 감히 예상해본다. 반면 아르헨티나가 이긴다면 한 골 차 또는 승부차기일 가능성이 높다.


‘메시에 의한 원팀’ 아르헨…36년 만에 정상 탈환할 것
장지현
아르헨 2대1 승리 전망한 장지현

선수 개개인의 커리어와 네임밸류에서 프랑스가 낫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조직력으로 버텨 온 팀이다. 하나가 되어 수비하고, 메시의 장점을 충분히 살려주는 협력 플레이로 결승까지 올라왔다. 특히나 지역 방어와 대인 방어를 적절히 혼합한 수비 조직력 만큼은 프랑스를 능가한다고 자부한다.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선수들의 여러 성향 중 장점만을 추출해 활용하는 지도자다. 파레데스, 니콜라스 오타멘디(34·벤피카), 리산드로 마르티네스(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의 거칠고 타이트한 수비 성향을 활용해 위험지역 외곽에서 상대의 공격 흐름을 적절히 끊는다. 공격 가담 능력이 우수한 수비수 나우엘 몰리나(24·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오버래핑을 장려하고, 나머지 선수들로 빈 자리를 메운다. 미드필드진은 측면보다는 중원 지역에서 경기를 잘 풀어가는 선수들로 구성했다. 허리 지역을 든든하게 지키면서 적절한 패스로 메시에게 찬스를 열어주는 게 전술의 핵심이다.

아르헨티나의 경기를 보면 화려함이 떨어지고 투박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오직 메시만 눈에 들어온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메시를 중심으로 각자의 역할을 매우 정교하게 수행하는 팀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메시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매 경기 더 빨리 더 많이 뛰는 데폴의 헌신적인 움직임은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리오넬 메시
아르헨티나는 따끔한 예방주사도 맞았다. 조별리그 첫 경기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1-2로 덜미를 잡히며 이전 A매치 36경기 무패 행진을 마감한 게 결과적으로 약이 됐다. 모로코와의 4강전에서도 드러났듯이 프랑스도 의외로 경기 중 실점 위기를 여러 차례 겪었다. 이전 여러 경기에서 상대의 공세에 휘말려 흔들리다가 음바페가 개인 역량으로 해결하며 분위기를 바꾸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결승전에선 어떨까.

경기장에 대한 언급도 빼놓을 수 없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부터 4강전까지 치른 6경기 중 루사일 스타디움에서만 4차례나 뛰었다. 그 어떤 나라보다도 이 경기장에 익숙하다. 한국이 본선 H조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른 게 우리 선수들에게 심리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아르헨티나가 누릴 가능성이 높다. 아르헨티나 팬들은 앞선 경기마다 8만8000석에 달하는 루사일 스타디움 관중석 대부분을 채우고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결승전 분위기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아르헨티나 팬들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우승을 이끈 마라도나의 뒤를 이어 메시가 월드컵 제패의 주인공 역할을 맡아주길 고대한다. 관중석엔 메시와 마라도나를 함께 배치한 그림과 사진이 나부끼고 “디에고(마라도나)가 하늘에서 리오넬(메시)을 지켜본다”는 내용의 응원가가 울려 퍼진다. 이 어마어마한 염원의 힘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조심스럽게 아르헨티나의 2-1 승리를 점친다. ‘제2의 아구에로’라 불리며 메시와 절묘한 호흡을 보여주는 훌리안 알바레스(22·맨체스터 시티)가 결승전에서도 메시와 함께 특급 도우미와 해결사 역할을 나눠 맡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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