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의 그 동양 꼬마, 아카데미상 1순위로 떠올랐다
1980년대 할리우드 스티븐 스필버그 사단에서 만든 모험 영화는 한국을 비롯 전 세계에서 구름 관객을 끌어모았다. 그 대표작 ‘인디아나 존스 2편(1985)’과 ‘구니스(1986)’에 연달아 출연해 아역 스타로 떠올랐다 잊혔던 아시아계 배우가 근 40년 만에 화려하게 컴백해 내년 아카데미상과 골든글러브의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베트남 출신 미국배우 키 호이 콴(51)이다.

콴은 자신이 출연한 액션·코미디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로 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부문 남우조연상 후보로 선정됐다. 고담상과 뉴욕비평가협회상에서 연기상 등 10여 개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쓸어담고 있는 그는 내년 3월 아카데미상에서도 후보 지명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버라이어티와 골드더비 등 미국의 주요 대중 매체들은 앞다퉈 그를 골든글러브·아카데미 남우조연상 1순위로 꼽고 있다. 2년 전 윤여정이 평단의 찬사 속에 수상 퍼레이드를 벌이며 마침내 아카데미상까지 거머쥐던 상황과 빼닮았다.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미국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아시아계 이민자 여성 에블린이 수없이 많은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다중 우주’와 맞닥뜨리면서, 위기에 빠진 세상을 구한다는 줄거리다. 콴은 중화권 출신 할리우드 스타 양자경(60)이 연기한 에블린의 남편 역을 연기했다.
조연인 그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안정된 연기력뿐 아니라, 어린 시절 베트남 보트피플로 미국에 정착한 뒤 아역 스타로 발돋움했다 성인 연기자 전업에 실패하고 40년 늦게 꿈을 이룬 영화 같은 사연 때문이다. 콴은 베트남전이 격화하던 1971년 당시 남베트남 수도 사이공(현 호찌민)의 화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가 네 살 때 사이공이 월맹군에 함락되면서 공산화됐고, 일곱 살 때 가족들과 탈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했다.
그는 열네 살 때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인디아나 존스’ 2편에서 주인공 존스(해리슨 포드) 박사의 깜찍한 조수 역할을 하면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어 스필버그 사단 멤버 리처드 도너가 메가폰을 잡은 ‘구니스’에서는 해적선 금은보화를 찾아내 마을을 구해내는 꼬마 영웅들 중 한 명을 맡아 또래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아역 배우 이미지에 갇히고, 아시아계 배우 역할이 극히 제한됐던 제작 풍토에 밀려 더 성장하지 못했다. 그는 남가주대에서 영화를 전공한 뒤 주로 제작 스태프로 일하면서 간간이 영화와 TV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그랬던 그가 쉰 살을 넘겨 오디션에 합격한 뒤 비로소 성인 배우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콴은 최근 AP통신 인터뷰에서 “요즘 하루하루 감정에 북받친다. 정말 많이 울었다”며 “정말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내가 누군지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와 ‘인디아나 존스’ 2편을 함께 찍은 해리슨 포드도 대중 매체 유프록스 인터뷰에서 콴의 연기를 극찬하고 “아카데미 후보에 오를 것이다. 마땅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콴은 “꿈을 품었지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 포기했던 이들에게 내 이야기가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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