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고 싸게 팔았는데"…SPC '밀다원' 주식 적정가 논란
적정가액 산출 기준 분쟁 여지, "저가·고가 아닌 적정가 문제"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검찰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을 재판에 넘기자 재계와 법조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은 허 회장이 증여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팔도록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검찰이 주장한 주식 적정가 산출 시점과 기준과 비상장사 주식을 매도해 상장사를 지원해 준 것은 전례가 없는 사례라는 지적이 제기되며 향후 치열한 법리적 다툼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1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허 회장과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사장,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등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허 회장 등이 증여세 부과를 피하고자 밀다원 주식을 SPC삼립에 저가로 양도해 샤니에 주식처분손실 58억1000만원의 손해를, 파리크라상에 주식처분손실 121억6000만원의 손해를 각각 입게하고, 삼립에 179억70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동일 기업집단에 속하더라도 개별 계열회사는 별도의 독립된 법인격을 가진 주체로서 각자의 채권자나 주주 등 다수의 이해관계인이 관여돼 있고 각자 개별적인 고유이익이 존재한다"며 "이번 사건에서도 파리크라상과 샤니는 금융권에 수백억 상당의 차입금이 있어 일반재산이 감소하면 채권자에게 피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수일가가 여러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개별회사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총수일가의 이익을 위해 자의적으로 계열사간 지분매매를 하는 행위는 법인제도를 남용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계와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산정한 밀다원 주식의 적정가액 '1595원' 산출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SPC는 2012년 1월 법 개정으로 신설된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한 이익에 대해 부과되는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밀다원 주식 처분을 결정했다. 이익 취득의 목적보다 세법 개정안에 따라 지분 구조를 개선해 계열사 간 거래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이를 위해 SPC는 회계법인을 통해 2012년 6월 기준으로 주식가치평가를 받았고, 이를 근거로 적정가액(225원)을 산출해 같은해 12월28일 주식을 양도했다. 공정위는 밀다원의 주식 적정가액을 주당 405원으로 산출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당시에는 회계법인이 적정가를 225원으로 산출했지만 약 10년이 지난뒤 논란이 되자 적정가 1595원을 다시 산출한 것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며 "밀다원 주식 매도의 쟁점은 '싸게 팔았다'가 아닌 '적정했냐, 적정하지 않았나'로 판단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비상장사 주식을 매도해 상장사를 지원했다는 검찰의 주장에도 법조계 입장은 엇갈린다. 통상적으로 승계에 유리하게 하기 위해서는 2세들이 보유한 비상장사에 일감을 몰아준다. 기업가치를 키운 뒤 그룹 주력사의 지분을 매입할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의 주장대로라면 SPC는 비상장사 주식을 저가로 양도해 상장사를 지원했다. 비싼 가격에 양도할수록 SPC 총수 일가는 더 큰 이익을 얻게 되지만 상장사 SPC삼립에 양도한 것은 총수 일가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검찰은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179억7000만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지만 이들 주식은 총수일가가 100% 소유한 기업인 만큼 총수일가가 모두 피해를 입은 것과 동일하다. 증여세 회피 목적으로 총수일가가 수백억원의 피해를 감수했다는 검찰측 주장이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특히 검찰은 주식을 저가 매도해 10년간 약 74억원의 증여세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SPC가 오히려 검찰이 산정한 적정가 1595원으로 주식을 매도했다면 검찰이 주장한 절감한 증여세보다 더 큰 215억원의 이득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논쟁의 여지가 남아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증여세 절감을 위한 주식 양도를 검찰이 법 위반으로 판단하는 것은 문제"라며 "SPC의 밀다원 주식 매도는 총수가 더 큰 이득을 버리고 계열사 주식을 저가로 양도해 소액주주들로 구성된 상장사를 지원해줬다는 이유로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jhjh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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