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보다 더 나간 라가르드 "금리 방향전환 없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도 높은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빅스텝' 결정에 대해 "피벗(정책 전환)은 아니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은 뒤 "긴 게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비교하면서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더 많고, 갈 길이 더 멀다"고 강조했다. 연준보다 더 오래 긴축 기조를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네 차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2.5%까지 끌어올린 ECB는 내년 2월과 3월 각각 두 차례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3월부터 양적 긴축을 통해 시장 유동성을 회수하겠다고 밝혀 가뜩이나 얼어붙은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클라우스 비스테센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ECB 사상 가장 매파적 기자회견"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스위스, 노르웨이도 이날 일제히 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긴축 발언을 이어가면서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미국 다우존스와 나스닥지수가 이날 2~3% 급락한 데 이어 16일 일본 닛케이지수도 1.9% 하락했다. 독일 2년물 국채 금리도 2.4%에 근접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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