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이사회 “손태승 회장 거취, 내년 1월쯤 결정”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거취 문제가 해를 넘기게 됐다. 우리금융 차기 회장의 윤곽은 내년 1월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16일 이사회를 열었으나 손 회장의 연임 여부를 안건으로 다루지 않았다. 손 회장도 자신의 거취에 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관계자는 이날 “(손 회장 거취에 대해) 아직 좀 더 생각할 게 있어 논의하기엔 시기상조라고 판단한다”며 “올해 연말까지 이사회 차원에서 그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전날인 지난 15일 대법원에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중징계와 관련해 최종 승소했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장이던 2019년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의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문책경고 징계를 받자, 당국을 상대로 징계 취소 소송을 낸 바 있다. 문책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은 자는 금융회사에 3~5년간 취업할 수 없다.
손 회장은 소송에서 이겨 연임으로 가는 사법 리스크 하나를 제거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하나 더 남아있다. 그는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금융위원회에서 문책경고 상당의 징계를 받았다. 연임에 도전하려면 금융당국을 상대로 또 행정소송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금융계에선 손 회장이 이날 이사회에서 자신의 거취와 소송 여부 등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내년 1월쯤 차기 리더십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는 내부 규정상 늦어도 내년 2월 초에는 차기 회장 후보 추천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우리금융 수장의 교체를 원한다는 뜻을 내비쳐 ‘관치금융’ 논란을 일으킨 상황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0일 “당사자(손 회장)께서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소송하지 말라’는 뜻을 드러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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