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심리 위축에…석유화학 업계, ABS·PC 약세 전망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2022. 12. 1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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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자동차에 적용되는 특수 제품 수요 둔화 우려
ABS를 적용한 리모콘. <사진 제공 = LG화학>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석유화학업계에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 심리 위축으로 가전과 자동차 등에 적용되는 특수·부가 가치 소재의 약세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12월 중순 고부가합성수지(ABS) 스프레드(제품과 원재료의 가격 차이)는 t당 360달러로 1년 전인 952.5달러 대비 62.2% 감소했다.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ABS는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고 색을 입히기 쉬워 자동차 내장재를 비롯해 TV나 가전제품 외장재에 주로 사용된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가계 실질 소득이 줄면서 가전과 자동차 수요가 둔화한 점이 ABS 스프레드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역시 가전과 자동차 시장 부진이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해당 제품에 적용되는 ABS와 폴리카보네이트(PC) 소재의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통상 경기 침체기에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의 범용 화학 제품보다 특수·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둔화가 심화하는 경향이 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저소득 가구일수록 필수적 소비 비중이 높아 필수재에 대한 소비 축소 여력이 적은 반면, 고소득 가구의 경우 가전·자동차과 같은 재량적 소비를 줄여 고부가 화학 제품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경우, 음식료와 의료 등 필수재는 전월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자동차와 의류 등 재량소비재는 주문 취소·가격 하락이 나타났다”며 “PPE, PP 제품보다는 가전과 자동차에 사용되는 ABS, PC 등이 추가적인 약세를 보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ABS와 PC를 주력 생산하는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3분기 기준 LG화학의 국내 시장 ABS 점유율은 46.7%에 달한다. 롯데케미칼도 ABS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1월 분기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한계사업을 정리하고 올해 ABS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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