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침내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9부 능선 넘었다

김상범 기자 2022. 12. 1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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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옥포1도크. 대우조선해양 제공
  • 2008년 M&A 무산 뒤 14년만에
  • 박두선 사장 등 임원들 물러날듯

한화그룹이 16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작업이 9부 능선을 넘었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비롯한 현행 주요 임원들은 물러나고 한화 측 인사들로 새로운 경영진이 꾸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등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안건을 승인했다. 이어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은 신주 발행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2008년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에 나섰다가 무산된지 14년만이다.

이에 한화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유럽연합(EU) 등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 등 국내외 인허가 절차 등을 밟게 된다. 한화가 현재 조선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으므로 별다른 독과점 이슈가 발생하지 않고 무난히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대우조선이 한화를 상대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을 하고, 한화가 대금 납입을 마치면 매각 절차는 내년 상반기쯤 완료될 예정이다.

지분 매각 등의 세부 내용은 지난 9월 두 회사가 처음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당시와 바뀐 게 없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각 1000억원)이 대우조선해양에 총 2조원을 투자해 지분 49.3%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방식이다. 현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지분율은 55.7%에서 28.2%로 낮아진다.

박두선 사장은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대우조선해양 공시에 따르면 본계약에는 한화가 유상증자에 최종 참여하기 위한 선행조건 중 하나로 ‘당사(대우조선해양) 등기이사 전원의 사임서 제출’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대우조선해양 등기이사는 박 사장을 포함해 총 7인으로 구성돼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계약서에 통상적으로 들어가는 문구”라고 설명했으나, 그동안 한화가 굵직한 인수합병 뒤 자사 출신들을 내려보내왔던 점에 비춰볼 때 경영진 교체는 불가피한 수순으로 전망된다. 신임 사장으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단 총괄을 맡은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대표 등이 거론된다.

이번 본계약으로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중대 반환점을 넘어섰다. 한화는 지난 10월부터 6주간 대우조선해양 정밀 실사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우발채무 등 인수의 걸림돌이 될 만한 변수는 발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2008년에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금융위기와 현장실사 무산 등으로 인해 최종 인수에 실패했던 바 있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그룹 주력사업인 방위산업과 에너지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는 최근 ㈜한화 방산부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등 3개 회사를 통합해 종합 방산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군함 등 특수선 분야만 손에 넣으면 한화는 육·해·공 방산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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