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성수기, OTT 대세는 핏빛 복수극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2. 12. 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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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영웅' '3인칭 복수' 등
학원 폭력물 뜨거운 호응
시청률의 여왕 김은숙 작가도
넷플릭스 '더 글로리'로 복귀
웨이브 '약한 영웅'

겨울은 드라마의 계절이다. 맹추위와 함께 돌아온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성수기를 핏빛 복수극이 점령했다.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리는 로맨틱 코미디와 가족애를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등이 반짝 인기를 누리던 예년과는 다른 모습이다.

국산 OTT에서는 학원 복수극이 대세다. 웨이브의 새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1'은 웹툰을 원작으로 상위 1% 모범생 연시은이 학교 폭력에 맞선다는 설정의 이색적인 학원물이다. 미쟝센 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유수민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고 백상예술대상, 청룡시리즈어워즈 등 작품상을 석권한 드라마 'D.P.'의 한준희 감독이 제작 총괄을 맡았다.

디즈니 플러스 '3인칭 복수'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돼 1회부터 3회까지 상영되면서 완성도가 높다는 입소문과 함께 큰 화제를 모았고, 공개 전부터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기도 했다. 연시은 역은 아이돌 출신 박지훈이 맡고 최현욱, 신승호 등 주목받는 신예 스타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공개 이후 반응은 뜨겁다. 웨이브 인기 1위를 달리는 건 물론이고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지난 7일 발표한 OTT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화제성 부문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인기 비결은 왜소한 체구의 모범생이 폭력집단에 맞서 벌이는 복수극의 통쾌함이 꼽힌다.

디즈니플러스에서는 지난 11월부터 방영을 시작한 '3인칭 복수'가 연말 공개되는 '커넥트'와 '카지노'라는 두 대작에 앞서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의 자존심을 지켰다. 쌍둥이 오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 나선 찬미와 불공평한 세상에 맞서 복수 대행을 시작한 수헌이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학원 복수극이다. 10·20대에게 인기 많은 하이틴 스타가 주연을 맡았다. '에이틴'의 신예은이 찬미 역을 맡아 사격선수로 변신했고, '지금 우리 학교는'의 로몬도 복수 대행을 하는 수헌 역으로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14일 마지막 12부가 공개되면서 오빠를 죽인 범인을 잡는 찬미의 복수극은 완성됐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

연말 안방 극장의 최고 인기작도 복수극이다. 넷플릭스·티빙·디즈니플러스의 인기 순위 정상을 모두 석권하며 방송에서도 시청률 20% 고지를 돌파한 '재벌집 막내아들'이다. '회귀'라는 웹소설 원작의 설정을 드라마로 재현한 이 작품은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연상시키는 치밀한 복수극이 인기 비결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한국 최고의 재벌가 순양그룹에서 머슴처럼 일하던 주인공이 누군가의 사주로 살해당한 뒤 1987년으로 회귀해 순양그룹 막내 손자 진도준으로 '인생 2회 차'를 다시 살게 되는 이야기다.

넷플릭스의 연말 최대 기대작 '더 글로리'도 오는 30일 전 세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시청률의 여왕'으로 불리는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의 김은숙 작가의 첫 OTT 오리지널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비밀의 숲'에서 탁월한 연출력을 선보인 장르물의 대가 안길호 감독과 손을 잡았다.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송혜교가 김은숙 작가와 두 번째로 함께한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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