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7개월째 경기둔화 우려…"이태원 참사 영향 소비부진"

정부가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해 7개월 연속 '경기둔화 우려'를 진단했다. 고물가로 소비 심리 등이 얼어붙고 있는 데다 한국 경제 버팀목인 수출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인한 소비위축도 경기 둔화에 한몫하는 것으로 진단됐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를 발표하고 최근 한국경제에 대해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점차 완만해지고 수출·경제 심리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6월 경기둔화 우려를 처음 언급한 이후 7개월째 유사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달 정부는 내수에 대해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이번 달에는 비교적 내수 회복세가 약화됐다고 판단했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 중국 방역 조치 완화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다소 완화됐으나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향방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물가 등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하며 수출·투자 등 민간중심 경제활력 제고와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경제체질 개선 노력도 가속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소비 지표는 '이태원 참사' 여파에 다소 둔화했다. 11월 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6.4% 증가해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9월(12.0%), 10월(10.1%)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백화점 매출액은 10월에 전년동월 대비 7.0% 늘어났지만, 지난달은 1.1%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도 전년동월 대비 증가율이 5.5%에서 3.5%로 작아졌다. 다만 지난달 할인점 매출액은 전년동월 대비 6.9% 늘어 10월(-0.5%) 감소했던 것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86.5로 10월(88.8)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 아래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비관적이란 의미다.
이와 관련 기재부는 최근 소비 지표에 '이태원 참사' 영향이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카드 지표에서 음식·숙박이 안 좋은 모습으로 국민 애도 기간과 대외 행사, 회식 취소·자제 분위기가 형성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태원 사고 이후 백화점은 핼러윈, 수능, 빼빼로데이 마케팅 등이 전반적으로 축소돼 그 영향이 있지 않았나 싶다"며 "일시적 요인이라면 12월엔 회복될 수 있겠으나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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