툰스퀘어 "AI 웹툰 창작, '재밌는 이야기'만 있으면 누구나 웹툰작가 될 수 있어"

정연호 2022. 12. 1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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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정연호 기자] 대한민국은 자원이 부족하고 내수 시장도 크지 않은 편이다. 때문에 많은 국내 기업들은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있다. 다만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특히 그 중에서도 상당수 스타트업은 참신한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이나 인력, 경험의 부족으로 인해 해외진출을 주저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선 유망한 스타트업을 육성해 해외진출의 길을 열어주는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산업진흥원(이하 SBA) 서울창업허브의 ‘우수 스타트업 글로벌 PoC 지원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는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인 스타트업을 발굴해 시장검증 컨설팅 및 현지 파트너 연결 등의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툰스퀘어 이호영 대표

인공지능(이하 AI)기반 웹툰 창작 솔루션 ‘투닝’을 제공하는 툰스퀘어는 SBA 서울창업허브의 우수스타트업 글로벌 진출프로그램에 선정돼 시애틀 진출 지원을 받고 있다. 월 구독료를 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투닝은 이용자가 입력한 텍스트를 분석해 웹툰을 창작하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개인은 웹툰을, 기업은 전용 마스코트를 만들 수 있다. 툰스퀘어는 시애틀의 웹툰 시장과 기업 마스코트 시장을 노리고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툰스퀘어 이호영 대표는 “그림 실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나만의 이야기만 있으면 AI를 통해서 누구나 웹툰을 만들 수 있다”고 투닝을 설명했다. 투닝을 통해서 웹툰을 창작하려면 줄거리를 입력하고, 구도와 배경 등을 설정하면 된다. 그는 “’두 명이 노트북을 갖고서 회의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라고 문장을 쓰면 AI가 형태소를 파악하고, 이를 웹툰으로 만드는 것”이라면서 예시를 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추가로 캐릭터의 표정, 동작, 구도를 변경하거나 배경이나 말풍선을 넣을 수 있다. 현재 창작이 가능한 장르는 현대판 로맨스와 판타지물, 일상툰이라고 한다.

출처=툰스퀘어

투닝을 통한 결과물은 유료 요금제 구매에 한해 상업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창작자 본인의 IP에 투닝을 활용하는 것과, 투닝으로 만든 작품을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것 모두 적법한 이용 방식이다. 이 대표는 “투닝의 그림은 모두 툰스퀘어가 직접 그린 IP(지식재산권)이며, 제공되는 그림 소스 모두 구매를 했기 때문에 이용 시 저작권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특정 작가의 화풍을 학습해서 웹툰을 창작하는 것도 가능할까? 실제로 툰스퀘어는 인기 웹툰인 ‘외모지상주의’의 작가 박태준이 대표로 있는 더그림엔터테인먼트(박태준 만화회사)와 MOU를 체결해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박태준 만화회사의 인기작 데이터를 학습한 전용 툴을 개발하는 것. 이를 통해 템플릿처럼 제작된 캐릭터 표정, 구도, 연출 등을 자유롭게 조합해서 웹툰 창작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호영 대표는 “웹툰을 창작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투닝으로 작업 속도를 10배 개선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에 따르면, 웹툰 작가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61.95시간이다.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작가도 적지 않고, 많은 작가들이 건강의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이 대표도 창업을 하기 전 본업을 하면서 웹툰을 그리던 작가였기 때문에 웹툰 작가들의 과로를 잘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혼자서 스토리를 짜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힘에 부치는 일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당시 AI 분야에서 일하던 그는 AI로 웹툰 창작에 드는 공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고, 삼성에서 사내 벤처를 만들어 AI 웹툰 창작 솔루션을 개발하게 됐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영상을 제작할 때 사람이 하던 것들을 이제 편집 프로그램이 한다. 덕분에 1인 방송에 나서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웹툰 업계에서도 작가가 창작에 들이는 공수를 줄이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가령, 많은 작가들은 웹툰의 배경과 찻잔 등의 소품을 직접 그리는 대신 디자인 소스를 구매해서 활용하고 있다.

“웹툰 중엔 6년, 10년 연재처럼 장기적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웹소설은 보통 1000화까지 연재가 되는데, 이런 IP를 기반으로 하니까 웹툰 연재도 길어지는 것이다. 그 기간 웹툰 창작의 모든 걸 사람이 맡는 건 쉽지 않다. 이에 대한 공수를 줄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AI로 만드는 작품은 아직 스토리나 연출 및 구도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감독할 슈퍼 바이저로서의 작가가 필요하다”

이어, 이 대표는 현재 웹툰 스튜디오가 구조상 스케일업이 어렵기 때문에 투닝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상당수의 웹툰은 여러 명의 작가가 스튜디오 형식으로 함께 작업을 하는 구조로 제작된다. 작품 하나에 많은 인원이 투입되니 만들 수 있는 작품 수도 제한적이다. 빠르게 변하는 콘텐츠 트렌드에 대응할 탄력적인 제작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것이다. 투닝으로 작품 하나에 투입되는 작가와 시간이 줄일수록 스튜디오는 더 많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다. 한 작품을 내놓는다고 해서 성공을 확신하기엔 콘텐츠 시장이 너무 커졌기에, 다양한 작품을 시도해서 그 중에서 성공작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출처=툰스퀘어
출처=툰스퀘어

툰스퀘어의 기술은 웹툰 창작뿐 아니라 이모티콘과 기업 마스코트 등 다양한 변주로 확장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기업들도 캐릭터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투닝을 활용하고 있다. 마스코트를 움직이는 GIF 형태로도 만들 수 있다. 영상을 비롯한 다양한 마케팅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선 비용을 크게 줄이게 된다”고 말했다.

왼쪽에서부터 툰스퀘어 공동창립자인 최호섭, 이호영, 김규철, 출처=툰스퀘어

이 대표는 “툰스퀘어의 B2B(기업대상시장)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미국 시장에도 기업 마스코트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시애틀 진출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SBA의 글로벌 PoC 지원 사업이 도움이 됐다. 툰스퀘어 솔루션이 다수의 고객이 원하는 제품인지 확인하기 위해 PMF(제품, 소비자 적합도)를 테스트할 때, SBA가 시장검증(조사, 마케팅, 영업 등)을 위한 지원을 제공했다. 콘텐츠는 현지의 정서를 잘 녹이는 것이 중요한데, 이와 관련된 코칭도 도움이 됐다고 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툰스퀘어는 자체적으로 확보한 작품의 IP를 활용해 웹툰 제작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 플랫폼에 직접 작품을 공급하는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뜻.이어, 그는 “이제 충분한 성장을 이뤄냈으니 흑자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진출을 통해서도 더 많은 고객을 만나고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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