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명시 추진하는 '반격 능력'이란?…'전수방위' 위반 논란
日 '급격한 안보 환경' 거론…美에도 이익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일본 정부가 16일 외교·방위 기본 방침인 '국가안보전략' 등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하여 각의 후에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의 이번 개정으로 적 미사일 기지 '반격 능력'을 보유하고 방위비를 약 60% 이상 증액하게 되는 등 일본의 국방 안보 정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이 내세우고 있는 '반격능력' 보유의 의미와 논쟁점, 그리고 일본이 왜 이런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된다.
◇일본 정부가 원하는 '반격능력'은 무엇이며, 어떤점이 문제인가
반격능력(counterattack capability)은 상대의 미사일 발사 지점을 타격하는 능력을 뜻한다. 그전에는 '적 기지 공격 능력'으로 불렸는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국방전략의 기본 입장인 전수방위 원칙 위반이란 논란이 뒤따랐다.
전수방위(Exclusively Defense-Oriented Policy)는 △상대방으로부터 무력공격을 받았을 때 비로소 방위력을 행사하고, △그 방식도 자위를 위한 필요 최소한에 그치고 △또 보유하는 방위력도 자위를 위한 필요 최소한의 것에 한해야 한다는 것을 대원칙으로 하고 있다.
앞서 1956년 하토야마 이치로 당시 총리가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가 자위 범위에 포함돼 있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의 역대 정부는 정책 판단 차원에서 이를 위한 장비와 수단을 갖추지 못했다. 타국이 재무장화에 대한 의구심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 4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둘러싸고 논란이 발생하자 명칭을 바꾸면서 전수방위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여전히 반격능력을 둘러싸고 대상이 모호하며, 전수방위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3일 사설에서 정부의 '반격능력' 명시 추진에 대해 "반세기 넘게 유지해온 방위정책의 대전환"이라면서 "헌법에 근거한 전수방위의 형해화를 초래할 것을 강력히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이 외국 영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는 것은 전수방위를 실질적으로 바꾸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더욱이 능력행사 판단을 잘못하면 국제법이 금지하는 선제공격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日, '방패'에서 '창'으로 안보 전략 변경…'우크라·대만 문제로 日 대중도 '반격능력' 지지
일본 내에서는 그동안 자국의 재무장을 요구하는 우익 세력의 목소리가 이어져 왔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무장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았다.
이러한 여론에도 일본은 '반격능력'을 보유해 방위력의 근본적인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존 일본의 안보 체제는 미국이 일종의 '창', 일본은 '방패' 역할을 전담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이러한 구도에서 벗어나 장거리 미사일 등을 개발하거나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구매하는 등 자국의 군사 역량을 키우고자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본이 독자적인 억지력을 주장함으로써 미국의 군사적 보호국이 아닌 동등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러한 일본의 바람이 "중국에 대한 더 강력한 군사적 대항마 역할을 하려는 미국 지도자들의 요구를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NYT는 전했다.
2010년대 아베 신조 내각이 들어서면서 센카쿠 열도 등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재무장 여론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2014년 아베 내각은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헌법 해석을 변경하기로 결정하면서 헌법 9조와 전수방위 원칙이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아베 내각은 나아가 2017년 "적기지 공격 능력 확보를 검토하겠다"고 언급하기 까지 했다.
이에 더해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대만의 갈등,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안보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일본은 더욱 '방위력 강화'를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일본 정부의 '반격 능력' 보유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지난 6월 기준 60%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7월 37%가 찬성했던 것에 비해 확연히 반격 능력 보유에 대한 여론이 지지로 바뀌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일본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목격하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도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에 일본의 방위력에 대한 대중의 우려가 심화됐다. 여기에 더해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은 도발로 간주하며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것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떨어지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1년 동안 북한은 전례없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해 일본의 우려를 증가시켰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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